[텐아시아=김하진 기자]

혼성듀오 모노그램의 리원(왼쪽)과 케빈.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혼성듀오 모노그램의 리원(왼쪽)과 케빈.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가요계에 남녀 아이돌 그룹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혼성그룹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무리를 지어 화려한 안무로 시선을 끄는 그룹 사이에서 빛을 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남녀 2인조는 더욱 그렇다. 남매인 이찬혁, 이수현으로 구성된 악동뮤지션을 제외하면 1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 소호대, 비쥬를 겨우 떠올릴 정도다.

척박하지만 모노그램이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9월 배우들이 대거 소속된 기획사 싸이더스HQ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혼성 듀오 케빈과 리원이다. 케빈은 작곡에 피아노 연주 실력을 갖춰 모노그램의 곡을 도맡았다. MBC ‘듀엣가요제’ 출신인 리원은 신선한 음색으로 곡의 분위기를 살린다. ‘두 개 이상의 글자를 합쳐 하나의 모양으로 만든 글자’라는 뜻의 모노그램처럼 서로 다른 케빈과 리안은 팀 안에서 하나로 뭉쳐 묘한 색을 띤다. 지난 7일 첫 미니음반 <소행성>으로 새로운 여행을 시작했다.

10. 다섯 곡을 담은 첫 번째 미니음반을 완성한 기분이 어때요?
케빈 :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마냥 음악이 좋아서 할 때는 아마추어의 입장이니까 저의 만족이 우선이었어요. 이젠 다르죠. 누군가가 우리 음악을 시간과 돈을 할애해서 듣는 거니까 아깝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가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리원 : 책임감이 생겼어요. 혼자가 아니라 대중 앞에서 가수라는 직업으로 노래를 해야 하잖아요.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혹시 그러지 못할까 봐 부담도 크고요.

10. 음반 작업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케빈 : 음반에 담긴 대부분의 곡은 오래 전에 써놨어요. 타이틀곡 <스페이스 트래블(SPACE TRAVEL)>은 3년 전에 쓴 노래고요. 그때의 감성을 살리면서 요즘 흐름에 맞게 편곡했습니다. 6개월 동안 작업실에만 있었어요.

10. 두 사람은 어떻게 처음 만났습니까?
리원 : 지금의 소속사에 들어오면서 만났어요. 저는 1년 전 고3 때 들어왔어요. ‘듀엣가요제’에 출연한 저를 보고 소속사 이사님이 전화를 주셨죠. 여러 기획사가 있었는데 가장 먼저 전화를 준 곳이에요. 구체적으로 가수를 꿈꾼 건 아니었고, 노래하는 걸 좋아했는데 좋은 기회를 얻었죠.
케빈 : 고등학교 때까지 미국에서 살다가 피아노 전공으로 한국의 예술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작곡하는 것도 좋아했는데 교수님 한 분께 직접 만든 곡을 들려드렸더니 “좋다”며 지금의 소속사에 추천을 해주셨죠. 그렇게 들어오게 됐습니다.

10. 혼성 듀오를 만든다고 했을 때 거부감은 없었나요?
리원 : 처음엔 놀랐어요.(웃음) 제가 혼성그룹으로 데뷔할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하하. 워낙 걱정이 많아서 어김없이 걱정을 했죠. 그런데 케빈 오빠랑 금세 친해졌어요. 처음 만났지만 편안했어요. 음악을 맞춰보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더 편해졌고요. 지금은 누구보다 의지하는 사이가 됐습니다. 무엇보다 배울 점이 정말 많아요. 소속사에 들어오면서 제대로 음악을 시작한 것이어서 모르는 게 많았어요. 모든 것이 신세계인데, 오빠가 잘 가르쳐준 덕분에 많이 배웠죠.
케빈 : 사실 혼성그룹이라는 말엔 별다른 생각이 없었어요. 그룹의 형태보다 가수로 데뷔를 한다는 말이 걱정이었죠. 이후 리원이의 목소리를 들었는데 참 좋았고, 주위에서 제 음색과 잘 어울린다고 해주셔서 ‘어떻게 서로를 더 빛낼 수 있을까?’ 고민하며 좋은 음악 만드는 것에만 집중했습니다.

10. 팀 이름 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죠?
리원 : 후보가 많았어요. ‘타닥타닥돈까스’부터 ‘달빛 스쿠터’까지 다양했어요. ‘모노그램’은 두개의 문자가 합쳐져서 하나가 된다는 뜻이래요, 의미를 들으니 좋더라고요. 이름이 중요하니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두 사람의 음색이 하나의 음악으로 하나 된다는 뜻이 와닿았어요.

10. 데뷔곡인 <일기장>과 <스페이스 트래블>은 전혀 다른 느낌이에요.
케빈 : 사실 <스페이스 트래블>을 데뷔곡으로 준비했는데 무거운 느낌이 들더군요. 데뷔는 조금 더 풋풋한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10. 이번 음반의 콘셉트와 흐름은 어떻게 정했나요?
케빈 : 미니음반 형태여서 꽤 여러 곡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기장>을 준비할 때와는 다르게 모든 곡에 개연성을 부여하고 싶었습니다. 음반 제목이 <소행성>이니까 우주, 동화의 느낌을 내고 싶었죠. 사실 제가 우주를 좋아해요.(웃음) 주제를 ‘어른들의 동화’라는 콘셉트로 잡은 만큼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싶었어요. 달나라나 꿈나라로 가는 동화 느낌을 표현했습니다.

10. 노래를 부르며 몽환적인 느낌을 내는 건 힘들지 않았나요?
리원 : 그 느낌은 저도 좋았어요. 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가사도 신선했죠. 처음 오빠에게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땐 의아했지만 한편으론 신선했어요. 가사가 입에 맞지 않는 느낌은 없었고, 경험담을 녹인 곡들이 있어서 그 감정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했어요.
10.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케빈 : 굉장히 만족합니다.(웃음) 특히 리원이는 고음에서 나오는 청아한 음색이 매력인데, 이번 음반에서 돋보여요.
리원 : 녹음할 때 피아노를 치면서 편안하게 “이 음 한번 내볼래?”라고 물어요. 알고 보니 3옥타브 솔이더군요. 그 음을 낼 수 있는지 저도 몰랐는데, 나오길래 놀랐어요. 하하. 편안한 상태여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케빈 오빠는 즉흥적으로 뭔가를 해보라고 하는 것들이 많아요. 그것도 저에게 큰 도움이 되죠.

10. 실제 남매처럼 돈독한 느낌입니다.
리원 : 오빠가 성격이 좋아요.(웃음) 마음도, 생각도 열려 있어서 쉽게 다가갈 수 있고, 고민 상담도 잘 해주고요.

첫 미니음반 ‘소행성’을 발표한 모노그램 리원(왼쪽), 케빈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첫 미니음반 ‘소행성’을 발표한 모노그램 리원(왼쪽), 케빈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소속사에 들어오고 혼성그룹 결성까지 1년 간 두 사람의 삶에 변화가 많았네요.
리원 : 전부 새로웠어요. 노래가 좋아서 부르긴 했지만, 지금까지 음악을 깊게 파고든 적은 없었으니까요. 소속사에 들어오고, 케빈 오빠를 만나면서 여러 가지를 배웠어요. 음악 작업하는 것만 봐도 공부죠.

10. 곡의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케빈 : 간접 경험으로는 드라마, 영화를 보기도 해요. 그런데 그런 건 한순간이어서, 대부분 상상력을 펼치면서 살을 덧붙이죠. 주로 직접 경험한 일을 녹이는 편이에요. 이번 음반은 부모님이 사는 캐나다에서 쓴 곡들이 많아요. 두 달 동안 편안하게 쉬면서 만든 노래죠. <스페이스 트래블>은 비행기 안에서 날아가는 기분을 느끼며 쓴 곡이고요.

10. 음악에 재능이 있다는 건 언제부터 알았나요?
케빈 : 초등학교 때는 리코더 부는 걸 좋아했어요. 주위를 둘러보니 피아노 치는 형들이 있어서 저도 하고 싶다고 했죠. 12살부터 쳤어요. 이후 학창시절을 미국에서 보냈는데, 그때도 피아노 개인 레슨을 받았죠. 피아노를 전공하긴 했지만, 생각해보면 음악 자체를 좋아했어요. 피아노로 내는 음들이 예뻐서 연주곡을 만들었고 그때부터 작곡도 시작했어요.

10. 케빈을 보면서 악기를 다루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을 같은데요.
리원 : 지금 기타를 배우고 있어요.(웃음) 예전부터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을 동경했어요. 피아노도 배웠는데 어려운 부분이 나올 때마다 그만둬서(웃음) 정작 잘 치진 못하죠. 가수로 데뷔하고 나서 악기 하나 정도 다루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기타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4개월 됐어요. 다음 음반에는 기타 연주로 만든 자작곡을 하나 실으면 좋겠어요.

10. 지금 자작곡의 분위기를 구상한다면요?
리원 : 잔잔한 곡이 좋을 것 같아요. 제 목소리가 돋보이는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 가사는 힘든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따뜻한 내용으로요. 지친 이들이 제 노래를 듣고 마음이 편안해지길 바라요.
케빈 : 리원이는 듣는 귀가 좋아요. 기타도 금세 잘 할 것 같아요.

10.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케빈 : 목표는 음원차트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리는 거예요.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만, 무엇보다 우리 팀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계속 고민을 할 거예요. 지금까지 ‘어른들을 위한 동화’ 콘셉트였다면 이젠 현실을 준비하는 지점을 노래하고 싶어요.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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