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종료·매장 축소 수순
면세점 '도미노' 철수 가능성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사진=롯데면세점 홈페이지 캡처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사드 여파에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업체들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개장으로 소비자 분산 효과까지 일어나자 인천공항 측에 거세게 항의하는 등 업계와 공항 간 전선이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21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에 입점한 중소면세점 업체 4곳(SM·엔타스·시티·삼익)은 인천시 중구 인천공항공사 앞에서 임대료 인하를 촉구하는 시위를 열었다.

이들이 시위에 나선 이유는 T2 개항으로 T1의 이용객들이 감소한 데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항공사인 대한항공(27,950100 -0.36%)이 T2로 옮겨가면서 구매력 높은 고객들의 유입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아시아나항공(4,12530 -0.72%)이 T1 서편에서 동편으로 이동하면 매출 타격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계약 초기 특약 사항으로 기재된 '임대료 조정'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면세사업자들은 아시아나항공 재배치로 인한 매출 변동폭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이용객과 외국계·저가 항공사 이용객들의 이용객 객단가가 최소 3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중소 사업자는 면세점 매출을 좌우하는 마케팅과 브랜드 협상력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기존 인하안 재검토 및 임대료 차등 적용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주장했다.

면세점 사업자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인천공항 측과 임대료 협상을 이어갔으나 양측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공사는 기존 임대료에서 27.9%만큼 우선 인하하고, 6개월마다 실제 이용객을 계산해 다시 정산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하지만 면세 사업자들은 1인당 구매력을 고려해 구역별, 품목별 영업요율을 재산정해야 한다며 '수용 불가'의 입장을 밝혔다. 저비용항공사(LCC)와 외국 항공사 이용객 구매력이 대형 항공사 대비 최대 2~3배가량 차이가 난다는 이유에서다. 대형 사업자에 이어 중소 사업자들도 "대기업과 동일한 인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보완이 필요하다"고 반발했다.

이같이 임대료 부담이 커지면서 면세점들은 최근 매장을 철수하거나 축소하는 추세다.

김포국제공항에 위치한 시티플러스는 지난 19일 연간 233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T1 면세점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사업권(DF1·DF5·DF8)을 모두 반납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30,20050 -0.17%) 역시 지난해 제주공항면세점 조기 철수를 결정해 지난 2월 영업을 종료했고, 평택항의 하나면세점도 경영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폐점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두산(96,600700 -0.72%)의 두타면세점은 영업층수를 9개 층에서 7개 층으로, 영업시간을 기존 새벽 2시에서 오후 11시까지 줄였다. 에스엠(38,8001,200 -3.00%)면세점도 영업층수를 6개에서 4개로 축소했다.

상황이 이렇게 면세점 업계가 향후 '도미노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올 하반기 서울 시내면세점이 잇따라 추가 개장(신세계(303,5004,500 -1.46%)면세점 센트럴시티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탑시티면세점 신촌역사점)하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에만 총 13개 면세점이 오픈한다.

중소 면세점의 경우 더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면세점은 '충성고객' 확보에 유리하고 럭셔리 브랜드 등으로 중장기 성장에 큰 무리가 없으리라고 판단한다"며 "다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 사업자는 실적이 악화되면서 구조조정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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