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를 선고받은 주인공, 남편 아닌 타인과의 사랑. 여기까지만 보면 현재 방영 중인 SBS '키스 먼저 할까요'를 비롯한 '어른 멜로'라 내세우는 작품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이하 '손 꼭 잡고')는 시한부 주인공을 평범한 주부로 설정하고, 석 달 밖에 남지 않은 시간 오직 자신만의 사랑을 찾기 위해 떠나는 이야기다. 동명의 일본 드라마가 원작이다.

'자체발광 오피스'를 통해 통통 튀는 연출력을 뽐낸 정지인 PD가 '명성황후', '달콤한 인생' 등 시대극과 현대극을 오가며 필력을 인정받은 정하연 작가와 손을 잡았다.

2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손 꼭 잡고' 제작발표회에서 정지인 PD는 "우리 드라마는 신파"라며 "신파 속에 여러 감정이 섞여 극한 상황에서 인물이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볼 수 있고, 캐릭터의 관계에 대해 궁금하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손 꼭 잡고'의 강점으로 4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한혜진을 내세웠다. 그는 "인물의 감정만으로 끌고 나가는 작품"이라며 다른 '어른 멜로'와의 차별성에 대해 "한혜진이 오랜만에 나온다. 강점이 될지 모르겠지만 한명 한명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혜진은 축구선수 기성용과 결혼 후 출산과 육아로 4년간 작품 활동을 중단해 왔다.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MC로 나선 적이 있지만 드라마는 2013~2014년 방송된 '따뜻한 말 한마디'가 마지막이었다.

'손 꼭 잡고'에서 한혜진은 삶의 끝자락에서 새 사랑을 만나는 남현주 역을 연기한다. 그는 캐릭터에 대해 "남편을 사랑하는 평범한 주부"라며 "뇌종양 판정을 받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서 사랑을 찾아 떠난다"라고 설명했다.

한혜진은 드라마 대본을 보고 연기자로서 욕심이 났다고 고백했다. 그는 "어렵겠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 대본 에 깊이가 있고 깔끔하고 정결한 전개들이 마음에 닿았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복귀의 일등공신은 남편 기성용이다. 그는 "외국 생활을 하고 아이도 있어 주부의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 어려운 처지였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남편(기성용)이 무조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마이기 전에 배우라며, 무조건 나가 연기해야 한다고 하더라. 저희 작품이 끝나면 바로 월드컵이라 시기도 너무 잘 맞는다고 응원해줬다"라고 귀띔했다.

한혜진의 남편 역은 윤상현이 맡는다. 한때 천재 건축가로 불렸지만 성공과 타협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신념을 고집해 힘겨운 나날을 겪지만 어떤 사랑에서도 변치 않는 아내 남현주의 응원을 받는 남편 김도영 캐릭터다. 도영은 어느 날 돌연 이혼을 선언한 아내와 15년 만에 불쑥 나타난 첫사랑 신다혜(유인영)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예정이다.
그는 "오랜만에 정극을 하게 돼 집중력이 생겼다"라며 "결혼 후 맡는 남편 역할이라 몰입이 잘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로 밝거나 어두운 두 가지 캐릭터를 가진 연기를 해왔는데 이번엔 내면 깊은 곳에서 꺼낸 연기를 해야 했다. 대본을 읽으며 연습을 많이 했다"라고 털어놨다.

유인영은 재력, 지위, 미모까지 모두 갖춘 미국 투자금융회사의 아시아지부 이사 신다혜 역을 맡았다. 김도영(윤상현)의 첫사랑인 신다혜는 십여 년 만에 나타나, 남현주(한혜진)와 김도영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파란의 스캔들을 일으키며 극의 긴장감을 자아낼 예정이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선 내 캐릭터에 대한 내용이 풍부하게 전달된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윤상현과 80% 정도 촬영을 하는데 유쾌하고 재미있다"라며 "내용이 무겁고 어려울 수 있는데 현장에서 많이 풀어주시고 사랑을 골고루 나눠주셔서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김태훈은 뇌종양 삼대 명의이자 남현주의 주치의인 장석준 역을 맡았다. 장석준은 아내를 뇌종양으로 잃은 뒤 냉혹하리 만치 자신을 철저히 가둬둔 채 치료 연구에만 온 힘을 쏟고 있는 인물. 그러던 중 아내와 같은 병에 걸린 남현주(한혜진)를 만나게 되면서 장석준은 이전과는 큰 변화를 겪게 될 예정이다.

김태훈은 그가 연기했던 '판타스틱'의 홍준기 캐릭터와 유사하다는 지적에 대해 "대본을 읽으며 나도 깜짝 놀랐다"라고 인정했다.

그는 "그런데 읽다 보니 정 반대의 캐릭터더라. 전작에선 나도 죽음을 받아들이고 힐링하게 하는 역할이었지만 이번 역할은 '무조건 살릴 거야'다. 웃음기 하나 없이 살리는 데만 혈안이 된 인물"이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달라 찍으면서도 재미있다"라며 "특히 천재 캐릭터라 즐기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태훈과 친형 김태우는 동시간대 드라마인 KBS2 '추리의 여왕 시즌2'에 출연 중이라 시청률 맞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김태우는 "형만 한 아우 없다"라며 김태훈을 자극한 바 있다.

하지만 김태훈은 "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은 맞다"라며 "저는 형 드라마와 함께 잘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김태우와 인연이 있는 유인영은 "첫 방송 때 내기를 했다"라며 "꼭 이기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태훈은 "시청률 21%는 반드시 넘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현재 수목드라마 왕좌는 SBS '리턴'이 차지하고 있다. 17.4%의 최고 시청률을 세웠지만 22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KBS 2에선 '추리의 여왕'이 선방 중이다. '손 꼭 잡고'의 등장이 수목드라마 순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손 꼭 잡고'는 오는 21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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