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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창업 생태계 위한 SOC 역할 할 것"

IPO 통해 점주들 불안 해소

전문인력 양성에서
창업 지원·식자재 물류까지
아이디어 많은 젊은 창업자에
마케팅 노하우 전수할 것
마켓인사이트 3월19일 오전 11시

사진=한경 DB

“한국 외식산업 발전을 위해 사회간접자본(SOC)을 까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사장은 19일 “전문인력 양성에서 창업 지원, 식자재 물류까지 외식산업에 도로를 깔아 성장의 혈관 역할을 하는 게 회사의 장기 비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빽다방 등 21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더본코리아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밝힌 뒤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다. 더본코리아는 최근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지분 76.69%를 보유하고 있다.

◆“점주들 불안 없애려 상장 결심”

쉽고 간편한 레시피로 ‘집밥 열풍’을 이끈 백 사장은 “가맹점주들이 불안해하는 게 IPO를 결심한 첫 번째 이유”라며 그간 답답했던 속내를 털어놨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그는 ‘문어발식 확장으로 영세 자영업자 상권을 파괴한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이윤을 줄여 손님을 끄는 전략으로 성공한 더본코리아는 2015년 중소기업으로선 이례적으로 국세청 특별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백 사장은 프랜차이즈 사업자를 종종 ‘자전거포 주인’에 비유한다.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많이 만들어 홀로서기 두려운 사람이 겁내지 않고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해주는 일과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왜 영세 자영업자들이 밀려 사라진 먹자골목에서 선점 업체들과 경쟁하는 걸 횡포라고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1994년 원조쌈밥집 브랜드로 시작해 더본코리아를 창업한 그는 국내외에서 1400여 개의 직영점과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1748억원의 매출과 19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골목 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적인 여론에 막혀 최근 2년간 새 브랜드를 내놓지 못했다.

상장을 통해 회사에 들어오는 자금은 해외 사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더본코리아는 해외 9개국에 80여 개 점포를 열고 있다. ‘본가(本家)’ 브랜드를 앞세운 한식 대중화 전략으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로는 드물게 흑자를 내고 있다.

◆“경쟁력 있는 식자재 공급”
프랜차이즈업은 빠른 유행 변화로 실적 부침이 심하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사업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로 번번이 직상장에 고배를 마셨다. 그는 어떻게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확보해 높은 상장 문턱을 넘을 것이냐는 질문에 “회원제 할인매장 코스트코가 하나의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좋은 상품을 싸게 공급해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온다는 점에서 자신의 사업 목표와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더본코리아는 본사 매출의 80%를 소스 등 식자재 물류업에서 내고 있다. 백 사장은 경쟁력 있는 식자재 공급이 회사의 장기 성장을 이끄는 핵심 승부처라고 판단하고 있다. 식자재 외 다른 사업은 대부분 아웃소싱(외부 위탁)한다. 설계를 제외한 인테리어업체 선정도 가맹점주 몫이다. 그는 “점주들이 같은 값에 구하기 어려운 좋은 식자재를 공급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브랜드 인기가 식고, 곳곳에서 본사와 갈등이 불거지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할인매장만큼 대량구매가 불가능한 프랜차이즈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식재료 납품업체와 장기계약을 맺어 원가를 낮춰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백 사장은 “프랜차이즈 점포 수가 2000개를 넘으면 본사와 가맹점주 모두 수익을 늘리는 ‘윈윈 모델’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봤다.

◆“네모난 떡 만들 수 있도록 물길 터줄 것”

“누군가 네모난 떡을 구워 팔면 대박날 것 같아요. 그런데 공장에 가서 썰어달라면 해 줄까요?”

백 사장은 일본이나 미국, 중국에 비해 취약한 국내 외식산업의 SOC가 이 분야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소비자 기호에 맞는 상품을 다양한 가격, 원하는 형태로 처리해 당일배송할 수 있는 기반이 외식서비스산업에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아이디어가 있는 창업 희망자들을 전문업체와 연결해주는 게 더본코리아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라고 했다. “그동안 쌓은 브랜드 마케팅과 점주 관리 역량,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젊은이들이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길을 닦아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충남 예산에서 사학재단 예덕학원을 운영해온 교육가 집안에서 자란 그는 외식산업의 인력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예산예화여자고등학교가 올해부터 가사계열의 외식조리과를 개설한 데도 그의 의지가 반영됐다.

백 사장은 “네모난 떡을 싼값에 만들 수 있도록 물길을 터주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태호/김익환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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