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 체제 구축·패권국 지향 공통분모
북핵ㆍ기후변화ㆍ통상·이란핵·시리아 등 공동보조 탄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장기집권으로 가는 국내 정치 기반을 마련하면서 향후 대외적으로 협력을 강화하며 '신(新)밀월' 관계를 과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개헌을 통해 장기집권 기반을 마련한 시 주석은 지난 17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5차 전체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국가주석과 당 중앙군사위 주석에 재선출됐다.

이어 자신의 친위대로 2기 지도부 구성을 마쳤다.

푸틴 대통령도 지난 18일 열린 대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4선 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그는 2024년까지 24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됐다.

그동안 북한 문제 등 지역 현안에서 보조를 맞춰온 중국과 러시아는 독재체제 회귀라는 공통분모 아래 대외 문제에서 다방면으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 실현을, 푸틴 대통령은 '위대한 러시아의 부흥'을 목표로 내세우며 새로운 패권국을 지향하며 국제사회에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러시아를 미국의 가치와 이익에 반하는 방향으로 기존의 세계 질서를 흔드는 '수정주의 국가'이자 미국의 '경쟁국'으로 규정한 만큼 중·러가 미국을 견제를 위한 공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7월 모스크바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의 전면적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때도 미국의 대북 기조에 의구심을 드러낸 바 있다.

두 정상은 당시 "대화와 합의만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효율적 방안"이라고 강조하고 그동안 중국이 제안했던 '쌍중단'·'쌍궤병행' 구상에 기초한 한반도 위기 해결책을 담은 공동성명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미국에서 대북 압박을 위한 군사옵션 가능성이 거론되던 때였다.

이들의 단결은 양국이 국제사회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지닌 상임이사국이라는 점에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양국은 국제화에서부터 다자간 협력, 테러와 대량파괴무기 반대 등에 이르기까지 현 세계정세와 주요 국제현안에서 같은 시각과 입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두 정상은 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나아가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서는 외부개입 없이 시리아인 스스로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하길 촉구한다는 뜻도 밝혔다.

두 정상은 실제로 시리아의 독재자로 전쟁범죄 혐의를 받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비호하거나 두둔했다.

아사드 정권에 대한 제재 결의안은 러시아나 중국의 거부에 따라 한 차례도 통과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의 기후변화 협정 탈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보호무역 기조, 미국의 이란 핵합의 무력화 시도에도 두 정상은 거의 똑같은 목소리로 비판을 가해왔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당장 이번에도 서로 축전을 주고받으며 우의를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7일 시 주석이 국가주석에 재선출되자 곧바로 축전을 보내 축하하면서 "중러 전면적인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를 한층 공고히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 주석도 19일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푸틴 대통령의 압승을 발표하자 곧바로 축전을 보내 "중러 관계가 높은 수준에서 새로운 단계에 오르도록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