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백 안 터져 4명 사망
2011년형 쏘나타 등 조사 대상 올라
독일 부품사 ZF-TRW 원인 가능성
국내 차업계 사태 커질지 '촉각'

빗물에 비친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 사진=한경DB

신차 출시로 북미지역 판매 회복에 주력해 온 현대·기아자동차가 ‘에어백 결함’이란 암초를 만났다. 안전 문제가 불거질 경우 브랜드 가치 훼손 등 경쟁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현지에서 발생한 현대·기아차 사고 6건과 관련해 에어백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에어백이 안 터지는 교통사고를 당해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면서 시작됐다. 조사 대상은 2011년형 쏘나타와 2013년형 포르테 등 42만5000여 대다.

미 도로교통안전국은 독일 자동차 부품사인 ZF-TRW가 제작한 컴퓨터 제어 시스템의 전기회로 합선이 이번 사고의 주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동일한 에어백이 장착된 다른 완성차 업체 차량도 조사에 착수했다.

ZF-TRW는 “조사에 적극 협력하겠다”면서 “다만 비밀유지약정에 따라 어느 업체가 부품을 구입 했는지 당장 밝히기는 어렵다”는 성명을 내놨다.

우리 자동차업계는 일본 에어백 제조사 다카타에 이어 안전 문제가 또 다시 불거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품질의 기준이 되는 안전성 문제가 커질 경우 판매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다카타 에어백은 작동할 때 금속 파편이 튀는 결함이 발견돼 전 세계에서 리콜(결함 시정)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현대차는 주력 세단인 쏘나타가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자칫 소비자 심리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쏘나타는 29만6299대 팔리면서 현대차의 연간 판매량(450만4825대) 중 약 6.5%의 비중을 차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미국 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부족과 재고 안정화, 인센티브(판매 장려금) 등의 고민을 안고 있다”면서 “쏘나타 등 세단까지 이미지 타격을 받으면 ‘연비 과장’ 소송급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 판매 차종 연비를 부풀려 소비자에게 총 3억9500만달러(약 4191억원)를 지급했었다.

미국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4만6095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13.1%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4.7% 줄어든 4만672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에어백은 가장 기본적인 안전 장치”라며 “ZF-TRW 측 결함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 현대·기아차의 적극적인 대응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문제 소지가 어느 업체에 있는지 최종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아직 조사 시작 단계여서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ZF-TRW의 제조 결함 문제로 결론이 나면 시정 비용은 모두 부담하지 않게 된다”고 했다.

이어 “만약 차량 설계상 문제일 경우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가치 훼손과 징벌적 과징금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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