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데이터는 사람을 향해 있을 것"…30분 걸쳐 기자들에 역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9일 금융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보호'에서 '활용'으로 전환하겠다면서 금융위의 역할을 평창동계올림픽 빙질(氷質) 관리에 빗댔다.

이번 평창올림픽은 빙상 종목에서 세계신기록 1개, 올림픽신기록 12개가 만들어졌다.

그 배경 중 하나로 빙상 종목 선수들은 우리나라 '아이스 테크니션(Ice Technician)'들의 높은 빙질 관리 수준을 꼽았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 16일 사전 브리핑에서 "(아이스 테크니션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하게 스케이팅, 봅슬레이, 컬링 등 종목별로 알맞게 빙질을 잘 관리해준 덕분이라고 한다"며 "금융위를 비롯한 정부가 금융 분야의 아이스 테크니션이 되겠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신용정보(CB·Credit Bureau)사, 핀테크 기업과 이 분야 종사자들이 각자 종목에 맞는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금융 분야의 데이터 규제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최 위원장은 데이터 규제 완화가 금융회사의 배만 불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금융 분야의 데이터는 사람을 향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이 더 많은 개인을 포용하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는 게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화 CB사들이 비(非)금융·비정형 데이터를 분석, 여신심사에 활용하는 방안을 사례로 들었다.

이동통신요금, 전기·가스요금, 세금, 사회보험료 등의 납부실적을 기존 금융정보와 함께 빅데이터로 구축해 여신심사에 활용하면 금융 이용 경험이 부족한 청년층, 주부, 고령자들이 대출금리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융정보만으로 신용도를 따지다 보니 이들은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많은 청년과 주부가 'IT 전당포'나 여성 전용 대부업체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최 위원장은 지적했다.

저축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 등에서 중금리 대출을 늘리려 해도 정교한 신용평가가 뒷받침되지 못한 탓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대출, 보험, 신용카드 혜택 등이 천편일률적이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것이 어려우니 다양한 상품 개발도 어려운 것"이라며 정보 규제 완화가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전 브리핑에서 최 위원장은 실무 책임자인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에 앞서 30분 가까운 시간을 들여 이번 정책의 배경과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굳이 이렇게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은 (정보 규제를) 이른 시일 내 고쳐 이런 성과가 전 산업 분야에 확산하도록 하고 싶은 간절함 때문"이라며 "나름대로 상당한 노력을 들여 만든 방안이 많은 분께 공감을 얻도록 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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