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회 상황 고려"… 발의시점 26일로 늦출 듯

민주 "야당 설득할 시간 필요"
"6월 넘기면 개헌동력 상실
야당, 협상테이블 앉아라" 압박

한국당 "5일 연기 의미 없다"
"대통령 발의 아예 접고
국회 논의 인내 갖고 기다려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두 번째)가 1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통령의 개헌 발의 시점을 오는 26일로 늦춰줄 것을 요청했다. 왼쪽부터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 우 원내대표, 이인영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 강훈식 원내대변인.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시점이 오는 21일에서 26일로 늦춰질 전망이다. 여당 지도부가 야당 설득을 위한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며 발의 시기 조정을 요청한 데 이어 청와대도 “국회 상황을 고려하겠다”고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중심 개헌의 마지막 노력을 위해 21일 예정된 개헌 발의를 26일로 미뤄줄 것을 문재인 대통령께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를 야당이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억지 주장을 그만두고 내일부터 개헌 협의 틀에 앉아 달라”고 자유한국당에 제안했다. 그는 “6월 동시투표는 여야 대선후보들의 약속일 뿐 아니라 시기를 늦추면 추가 선거비용 외에도 개헌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며 지방선거와 동시투표 원칙을 재차 확인했다.

여당의 발의 시점 연기 요청은 야당 설득을 위한 시간 확보와 함께 막판까지 문 대통령이 국회의 개헌 논의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명분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당초 청와대는 22일 시작되는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앞서 21일을 발의 시점으로 예고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개헌안 발의 후 60일 이내 표결과 국민투표를 위한 공고기간 18일 등을 역산한 결과 6·13 지방선거와 동시투표를 위한 개헌 발의 최종 시한은 26일이라고 설명했다. 원내지도부가 5일간 늦춰 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대통령 발의에 반대하는 야당과 국회 개헌안 마련을 위한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해 26일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되면 국회의 개헌 시한인 4월28일까지 합의안을 만들어 대통령안 철회를 요구하는 방안과 대통령안을 두고 표결하는 두 가지 길만 남는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조만간 구체적인 개헌 발의 시점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예정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참모진과 민주당 지도부의 논의를 거쳐 발의 시기를 최종 결정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 개헌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국회와 원만하게 합의하면서 또는 국회를 앞세워서 하는 방법을 고려해 발의 시기를 조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오는 22일 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 나서기 전인 20일 또는 21일 개헌안을 발표하고 이후 국회 논의 상황을 지켜보며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이 제시한 시한(26일)을 고려해 순방 도중 전자결재 형태로 개헌안을 발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개헌안은 거의 정리가 된 상태”라며 “4∼5개 정도의 쟁점만 아직 정리되지 않았는데 그것도 1·2안 정도로 좁혀져 있다. 막바지 정리 작업에 들어간 상태”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은 여당의 대통령 개헌안 발의 연기 요청에 대해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은 “국회 개헌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할 경우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되니 5일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큰 의미가 없다”며 “대통령은 개헌안 발의를 아예 접고 국회가 대화와 타협으로 개헌안을 만드는 것을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개헌안이 사실상의 내각제라는 청와대 비판에는 “총리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주는 책임총리제는 대통령제와 양립 불가능한 제도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형호/손성태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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