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정책금리 역전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며 올해 한국은행 금리 인상 속도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한국은행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이 예상대로 금리를 올리면 한미 정책금리가 10년 7개월 만에 다시 역전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20∼21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개최하고 정책금리를 0.25%p 인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금융시장이 놀랄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미 금리가 연 1.50∼1.75%로 올라가면 상단이 한은 기준금리(연 1.50%)보다 높아진다.

더구나 올해 미국 금리 인상 예상 속도가 빨라졌다.

2∼3회 전망이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4회로 급격히 늘었다.

한은 뉴욕사무소가 16개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올해 미국이 금리를 2번 올릴 것으로 예상한 IB는 지난 1월 4곳이었지만 3월 초엔 한 곳도 없었다.

4회 인상을 전망한 IB는 4곳에서 9곳으로 늘었다.

다만, 최근엔 금리 인상 기대가 살짝 시들하다.

경제지표들이 크게 힘을 보태지 않는 수준이어서다.

래리 커들로 신임 미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그동안 연준 금리 인상에 부정적이었다는 분석 등도 나온다.

함께 긴축 속도를 높이는가 싶던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일본은행 등도 한걸음 물러서는 분위기다.

금융시장에서는 FOMC 위원들의 금리전망을 담은 점도표에 대해 관심이 높다.

현재 3회 인상에 변화가 생긴다면 금리 이슈가 다시 크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미 금리 인상 속도는 한은 통화정책에도 중요한 변수다.

미국이 올해 3∼4회, 내년 2∼3회 인상하면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진다.

금리역전이 당장 자본유출을 초래하진 않는다고 해도 만에 하나 발생한다면 치명타가 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1∼2회 올릴 것이란 전망이 공통된 견해다.

4월 혹은 5월에 올린다면 2회 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김경수 성균관대 교수(차기 한국경제학회장)은 "미국이 3~4차례 정도 올린다면 우리나라는 1∼2번 올려야 한다고 보는 게 컨센서스같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 연임 결정이 나오며 상반기 인상 기대가 커졌다.

당초엔 총재 교체직후인 4월 12일 금통위는 인상 가능성이 거의 '제로'라는 의견이 많았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주요국이 긴축으로 가는데 우리만 동결을 유지하면 부담이 된다"며 "5월을 포함해 최소한 두 번은 인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도 이달 초 보고서에서 상반기 인상 전망을 추가했다.

한은에서 앞서가지 말라는 신호가 나왔다.

이 총재 청문회 답변자료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연임과 연결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우선 미국과 달리 국내 경기가 아직 미지근하다.

2월 취업자 증가가 10만명대로 떨어지며 8년 1개월 만에 가장 부진했고 청년 실업은 '재난' 수준으로 평가된다.

김광석 교수는 "물가 상승률과 경제 성장률을 보면 동결에 무게가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또, 최근 금리셈법이 더욱 복잡해지는 상황이므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은이 올해 3% 성장 전망을 내놓은 지난 1월 이후 국내외 여건 변화가 많았다.

미 금리 인상 가속 전망이 확산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고 트럼프발(發) 무역전쟁 우려가 커졌다.

국내에선 GM 사태와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지역경제와 일자리에 노란불이 들어왔다.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 일자리, 소비 등에 미치는 효과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는 4조원 규모 청년 일자리 추경을 추진한다.

겨울 비수기이긴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은 아직 눈에 띄게 늘지 않는다.

무엇보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되는 등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에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

한은은 이런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를 현재 시점에서 예측하기 쉽지 않으므로 4월에 나올 경제전망 수정치를 보고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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