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울=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권혜진 기자=현대·기아차 세단 모델에서 에어백 결함으로 모두 4명이 사망해 미 교통 당국이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A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은 이날 "현대·기아차에 대해 에어백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NHTS가 전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은 2011년형 현대 쏘나타와 2012년·2013년형 기아 포르테로, 모두 42만5천대 규모로 추정된다. NHTS는 해당 기종에서 상당한 손상을 가져온 충돌 사고 6건(쏘나타 4건·포르테 2건)이 있었으며, 해당 사고들에서 에어백이 부풀지 않아 모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에어백 결함은 독일의 에어백 업체 ZF-TRW가 제작한 컴퓨터의 제어 시스템의 전기회로 합선이 원인으로 확인됐다. NHTS는 다른 업체도 같은 부품을 사용했는지, 다른 업체 차량에서도 같은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성명을 내고 4건 중 3건에서는 에어백 제어 전기회로망에 손상이 있었으며, 1건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문제는 매우 고속으로 달리던 중 정면 충돌할 때 나타나며 "이런 종류의 충돌이 일어나기란 매우 드물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조사를 통해 이 문제가 컴퓨터의 "전기 과부하"로 인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아냈으나 아직은 수리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이 문제로 충돌 직전 안전벨트가 저절로 조여지는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대차는 내달 20일부터 리콜을 개시하고, 리콜 대상 차량 소유주에게 정비가 끝날 때까지 다른 차량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월 27일 쏘나타 15만5천대를 전기회로 합선에 따른 에어백 작동 결함으로 리콜했으나, 비슷한 기종을 판매하는 기아차는 리콜 조치를 하지 않았다. NHTS는 조사 대상인 포르테 차량도 ZF-TRW사가 제조한 유사한 에어백 제어 컴퓨터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16일 성명을 내고 2002~2013년형 포르테 모델에서 "칩 문제로 인한" 에어백 미작동 사례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리콜이 적절하다고 결정되면 신속하게 리콜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소비자가 2015년 10월 NHTS에 접수한 불만 신고를 보면 기아차는 2013년 7월 오클랜드 인근에서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아 탑승객 한 명이 숨진 사고를 이미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소비자는 2012년형 포르테에서 심각한 정면 충돌 사고가 일어나 운전자가 다치고 탑승객 한 명이 숨졌는데, 이를 기아차에 고지하자 기아차가 에어백 컴퓨터를 시험한 뒤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기아차 대변인은 회사의 공식 성명 외에는 아무런 코멘트도 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도로교통안전국은 지난 2016년 비슷한 결함으로 리콜 조처된 피아트크라이슬러 모델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

jun@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