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 '남북→한미→한중일·한일→북미' 예상…"'북미날짜' 따라 나머지 결정"
남북·한미회담 성과가 북미정상회담 성공 가늠자…남북·북미 물밑접촉 개시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달 말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5월 북미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숨 가쁜 정상외교를 이어간다.

남북정상회담을 조율하기 위한 남북 간 고위급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가고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한미는 물론 한중일, 한일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앞으로 두 달이 한반도 명운을 가를 '골든타임'으로 떠올랐다.

비록 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 참석하지는 않지만 '중재' 차원에서 관여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시계열적으로만 본다면 문 대통령으로서는 한 달이라는 시기에 최대 5차례의 정상회담을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을 펼쳐야 하는 셈이다.

'남북에서 시작해 북미로 끝나는' 일련의 정상외교를 관통하는 핵심 의제는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까지 내다보는 평화체제 구축으로 요약된다.

청와대도 이미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경제협력 이슈를 비롯한 여타 남북 간 현안을 뒤로하고 오직 비핵화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상외교의 하이라이트는 북미정상회담이고, 북미 간 유일한 이슈가 바로 비핵화를 핵심으로 하는 문제인 만큼 문 대통령도 이에 맞춰 연쇄 정상외교를 진행해 나가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당장 문 대통령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에 집중하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가 지난 16일 모습을 드러내면서 정상회담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다음 달 초 우리측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의 평양 공연으로 일종의 '예열 단계'를 거쳐 장관급 고위급회담에서 의제를 비롯한 판문점 회담 조율에 들어간다.

임 실장은 16일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전기가 돼야 한다"며 "한반도 비핵화, 획기적인 군사적 긴장완화를 포함한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관계의 새롭고 담대한 진전을 위한 의제에 집중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핵심 목표로 설정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이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분위기 조성' 성격이 있음을 직접 밝힌 만큼 확실한 '중재자' 역할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정상이 '말이 아닌 구체적 행동'이 비핵화의 핵심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면서 문 대통령으로서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이를 실천 담보할 최소한의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담판으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얼개를 짠 문 대통령은 북미회담 이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잇따라 만나 '사전 정지작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 평화구축 로드맵을 더욱 짜임새 있게 추진하려면 중국과 일본 등 관련국들의 협조가 필수인 만큼 한중 및 한중일 정상회담도 주요 축을 이룰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진의를 전달해 이를 토대로 북미정상회담이 성과를 거두도록 추동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사이에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게 '한반도의 봄'을 향한 여정의 핵심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최근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고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북미회담이 이뤄진다면 실무형이라 해도 그사이에 한미정상회담이 있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국도 안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현시점에서 '징검다리' 성격의 한미정상회담 개최를 장담할 수는 없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할 수 있으면 물론 좋은 것"이라면서도 "북미정상회담 날짜가 언제 잡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 날짜 잡는 게 최우선이고, 그 이전에 한미정상회담을 넣을 수 있는지 문제, 그러고 나서 한일 또는 한중일 회담을 어떻게 배치할 것이냐의 문제가 있다"며 "모든 것은 북미정상회담 스케줄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했다.

따라서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윤곽을 드러내면 그에 따라 문 대통령의 연쇄 정상외교 일정도 자연스레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외신에서는 북미정상회담 연기설도 불거졌지만, 백악관은 이를 일축하고 '5월 북미회담 불변' 입장을 재천명했다.

남북이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조율을 위해 조만간 본격적인 접촉에 나서는 것처럼 북미도 다수의 채널을 통해 직간접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스웨덴으로 날아가 17일까지 사흘간 북-스웨덴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미국 정부가 이 회담이 북미접촉과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스웨덴이 북미 간 '거간' 역할을 자처했기에 사전 탐색 성격이 없지 않은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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