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6일까지 발의 연기 요청…靑 "내부회의와 여당협의 거쳐 결정"
베트남·UAE 순방 변수…순방도중 발의와 순방종료후 발의 가능성 대두
靑관계자 "4∼5개 쟁점만 1·2안 정도로 좁혀져…거의 정리 끝난 상태"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2일 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 나서기 전인 20일 또는 21일 개헌안을 '발표'하고 이후 국회 논의상황을 지켜보며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개헌안 발의시점을 26일로 연기해줄 것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정확한 개헌안 발의 시기는 확정되지 않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베트남·UAE 순방일정을 종료하는 28일 이후 발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개헌안 발의를 늦춰달라는 여당의 요청이 있는 만큼 청와대 내부의 충분한 논의와 민주당과의 협의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발의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개헌안을 브리핑하는 날짜는 개헌안을 발의하는 날짜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개헌 발의시기를 놓고는 문 대통령이 민주당이 제시한 시한(26일)을 고려해 순방 도중에 전자결재 형태로 개헌안을 발의할 가능성과 개헌안 발의가 갖는 중대성을 감안해 순방이 마무리된 이후인 29일 또는 30일 국무회의를 열어 개헌안을 발의할 가능성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전자의 경우 6월 지방선거에서 실제 개헌안 투표를 하는 것을 목표로 국회의 합의를 실질적으로 압박하는 효과가 있으나 국내 정치적인 중대사안을 해외순방 도중에 발의하는 모양새가 좋지 못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후자의 경우 절차적 합당성을 갖추고 있지만 대통령 개헌안 자체가 지방선거에서 투표에 부쳐질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국회 합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점이 문제라는 시각이 나온다.

우 원내대표가 대통령 개헌안 발의시한으로 특정한 26일은 국회 숙의기간 60일과 국민투표 공고일 18일을 감안한 마지노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야 합의에 따라서는 국회 숙의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도 있어 26일 이후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해도 지방선거에서 투표에 부쳐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 청와대 내부에서 충분히 검토해보고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 개헌안이 곧 확정되면 곧바로 발의하는 게 아니라 국민에게 개헌안의 내용을 설명하고 홍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22일 해외순방 이전에 공식적 발표가 있고 순방이 끝난 뒤에 발의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통령의 개헌 발의를 야당이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지만, 마지막 노력을 다해나가겠다"면서 "21일 예정된 개헌 발의를 26일로 미뤄주실 것을 문 대통령께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야당에도 15개월간 개헌특위 논의를 마무리하고 원내대표와 간사 간 머리를 맞대도록 간곡히 요청한다"며 "개헌 발의권에 대한 억지 주장을 그만두고 내일부터 개헌 협의 틀에 앉아달라"고 제안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1일 이전으로 알려졌던 대통령 개헌안의 발의 시기에 대해 "대통령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며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 개헌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국회와 원만하게 합의하면서 또는 국회를 앞세워서 하는 방법을 고려해 발의 시기를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애초부터 21일로 발의 시기가 확정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국회에 여유를 주면서 할 수 있는 최대치가 21일이었다.

상당히 넉넉하게 잡은 날짜로, 21일을 넘기더라도 국회에서 논의할 기간을 깎아 먹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개헌안은 사실 거의 정리가 된 상태"라며 "4∼5개 정도의 쟁점만 아직 정리되지 않았는데 그것도 1·2안 정도로 좁혀져 있다.

막바지 정리작업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형태(권력구조)를 '대통령 4년 연임제'로 변경하고, 법률로 수도를 정하게 하는 등 국민헌법자문위원회가 제안한 자문안의 핵심적인 내용은 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개헌안 중 정리 안 된 4∼5개 쟁점이 무엇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핵심 조항은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헌법의 한글화'도 최종 조문 정리작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1987년 헌법에 쓰인 용어 중 일본식 말투, 한자어, 너무 고루한 표현들은 우리말로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고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한글 정신의 구현이기도 하고, 국민 개헌인 만큼 국민이 주체가 된다면 헌법 조문도 최대한 현실적인 수준에서 한글화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4월 말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 사이에 한미정상회담과 한일정상회담, 한·중·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미정상회담 날짜가 어떻게 잡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은 확정적이고, 북미정상회담 날짜가 가장 중요하다.

그사이에 한미정상회담을 넣을 수 있을지가 두 번째이고, 이후에 한일과 한·중·일을 어찌 배치할지는 세 번째나 네 번째"라며 "이를 다 할 수 있을지는 북미정상회담 스케줄이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부연했다.

우리 태권도시범단과 예술단의 평양공연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회담에 대해서는 "지난 금요일(16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첫 회의가 끝나고 통일부와 국정원 등의 채널을 통해 금주 초 실무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6일 '3월 말로 제안하겠다'고 밝힌 남북 고위급회담이 문 대통령의 순방기간 열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문 대통령이 베트남이나 UAE에 있더라고 보고받는 데는 문제가 없는 만큼 대통령의 순방 시기와는 관계가 없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