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 혐의 '경영판단 vs 형사책임' 쟁점…'국정농단' 병합 주목

'경영비리' 의혹으로 1년 넘게 재판을 받다 1심에서 일부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롯데 총수일가의 항소심 재판이 이번 주 시작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는 오는 21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서미경 씨 등 롯데 총수일가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들어가기에 앞서 쟁점을 정리하는 자리로 피고인들이 출석할 의무는 없다.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별도로 기소된 '국정농단 뇌물' 사건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신 회장 등은 법정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재판부는 1심에서 유무죄 판단이 갈린 피고인별 공소사실을 두고 검찰과 롯데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어서 쟁점 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혐의들에 대해 법리오해, 사실오인 등의 이유로 유죄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할 전망이다.

먼저 신 회장에 대해 1심이 무죄를 선고한 롯데피에스넷과 관련한 471억원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는 불법 지원 행위로 신 회장이 임무를 위배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범죄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 회장 측은 롯데그룹이 피에스넷 유상증자에 참여한 행위 등은 '경영상 판단'으로 배임죄를 물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1심은 관련 혐의에 대해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를 벗어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형사책임을 묻지 않았다.

또 신 회장이 일가에 지급한 급여가 횡령인지를 두고 급여 지급이 정당했는지에 관해서도 양측이 다툴 것으로 보인다.

1심은 신동주 전 부회장,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에게 준 급여는 무죄, 서씨 딸에게 제공한 급여는 유죄로 봤다.

이 밖에 이득액이 입증되거나 구체적으로 산정되지 않아 1심이 업무상 배임으로 유죄를 인정한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운영권 불법 임대 혐의를 두고 검찰은 특경법상 배임 유죄를, 신 회장 측은 무죄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신 총괄회장에 대해서는 1심이 무죄를 선고한 거액의 조세포탈 혐의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재판부는 쟁점 정리와 더불어 향후 재판 심리에 관한 양측의 입장을 듣고 방침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 측이 경영비리 사건과 별도로 1심이 진행된 국정농단 사건을 함께 심리해 달라고 요청할지도 주목된다.

다만 두 사건의 관련성이 적고 개별 사건마다 공소사실이 복잡한 점 등을 고려해 병합 요청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신 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2심은 형사4부(김문석 부장판사)에 배당됐으며 아직 재판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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