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無성과급에도 1천500억원 더 줄여야 '흑자' 가능

한국지엠(GM)이 향후 노조와의 임단협 교섭에서 복지후생비 절감에 실패할 경우 직영 정비사업소(AS센터)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흑자' 구조 전환을 위해서는 복지후생비 삭감으로 최소 연 1천500억원 가량의 비용을 더 줄여야 하는데, 이 작업이 무산되면 대신 현재 적자 상태인 직영 AS센터라도 손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복지후생비 삭감 없인 여전히 연 1천500억 적자 구조
한국GM 노조는 지난 15일 대의원대회 이후 '임금인상 관련 요구안'을 발표하면서 "경영위기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올해 임금인상과 2017년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한국GM 사측이 공개한 교섭안 가운데 '올해 임금 동결, 성과급 지급 불가' 방침을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노조는 이번 요구안에서 사측 교섭안의 또 다른 핵심인 '복지후생비 삭감'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아직 본격적 협상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일단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셈이다.

사측은 교섭안에서 단체협약 개정 사항으로 명절 복지포인트 지급 삭제, 통근버스 운행 노선 및 이용료 조정, 학자금 지급 제한(최대 2자녀), 중식 유상 제공 등 복지후생을 대거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향후 재개될 2018년도 임단협 교섭에서 복지후생비를 못 줄이면 한국GM은 앞서 단행한 군산공장 폐쇄, 희망퇴직 등의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지난 4년간 한국GM의 누적 적자는 무려 3조원으로, 연간 평균 순손실액이 7천500억원에 이른다.

이달 2일까지 부평·창원·군산공장에서 약 2천4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는데, 한국GM은 이를 통해 줄어드는 연간 인건비 및 부대비용 규모를 3천500억~4천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노조가 성과급을 받지 않는 데 동의한 만큼 최근 5년간 해마다 약 1천만 원씩 지급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으면 사측은 약 1천400억원(1천만원×희망퇴직 후 남은 1만3천600명) 정도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고액 연봉의 임원 수를 계획대로 35%(전무급 이상)~50%(외국인 임원) 축소하고 다양한 경상비 절감 방안을 시행하면 연 500억원 안팎의 지출도 추가로 막을 수 있다.

결국, 지금까지 구조조정으로 한국GM은 연 약 6천억원(4천억+1천400억+500억원) 정도의 비용을 줄인 셈이다.

하지만 연간 적자 규모 7천500억원과 비교하면 1천500억원을 더 줄여야 한다.
한국GM이 복지후생비 삭감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비급여성 복지후생 비용이 연 3천억원 정도인데, 교섭안을 노조가 수용해야 약 절반인 1천500억원을 줄여 흑자 전환 기반이 갖춰진다는 설명이다.

◇ 직영 AS센터 연간 수백억 적자…노조도 구조조정 예상하고 방어 태세
학자금, 중식비 등이 포함된 복지후생비 축소에 끝까지 노조가 반발할 경우 결국 한국GM은 '다른 구멍'을 막아 1천500억원을 더 줄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내부에서는 'B 플랜'으로 직영 AS센터 구조조정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GM은 서울(양평·성수점), 부산, 대전, 인천, 광주, 원주, 전주, 창원 모두 9곳에 직영 쉐보레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직영 센터 근무 직원은 약 700명이었지만 이번 희망퇴직 과정에서 약 200명은 이미 퇴사를 신청했다.

이들 직영 AS센터는 연간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의 가장 큰 이유는 인건비 등 고정비용 대비 낮은 효율성이라는 게 사측의 주장이다.

따라서 임단협 교섭을 통해 비용 절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GM과 한국GM은 대안으로서 직영 AS센터를 없애거나 최소 수준으로 축소하고 '완전 외주(아웃소싱)'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지금도 한국GM은 지정서비스, 부분 정비소 등의 형태로 400개 외부 업체에 정비업무를 맡기고 있다.

부실 사업부문 정리와 고정비 감축 효과뿐 아니라 AS센터의 부동산 등 자산 가치도 적지 않아 매각 시 유동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장 큰 서울 양평동 AS센터의 경우, 대지 면적만 1만㎡(약 3천평)에 이르고 건축 연면적도 비슷한 규모이기 때문에 부동산업계에서는 부지·건물 매각가만 최소 1천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복지후생비 삭감뿐 아니라 직영 AS센터 폐쇄·축소에도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도 AS센터 구조조정 가능성을 의식한 듯 이미 지난 15일 '한국GM 장기발전전망 관련 요구안'의 두 번째 조항에서 "회사는 정비사업소 시설투자와 관련, 2013~2015년 단체교섭에서 합의한 사항을 신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노조가 언급한 정비사업소 관련 합의 내용은 직영 정비사업소 수 확충, 리모델링, 작업환경 개선 등이다.

하지만 사측은 이에 대해 "이미 대부분 리모델링, 환경 개선 작업 등은 이뤄졌다"며 "그런데도 현재 직영 정비사업소가 적자를 내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거 교섭 내용은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임금 동결과 성과급 지급이 불가능한 상황을 노조가 이해해준 것은 고맙고 다행스럽지만, 여전히 학자금 등 비급여성 복지후생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며 "따라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비용 절감 차원에서 복지후생비 삭감은 필수적이고, 실현되지 않는다면 다른 구조조정 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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