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대출 안돼 분양대금 조달 부담…"부자들만의 잔치"

이달 이후 연말까지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 약 3천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되고 있어서 강남권에서는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로또 분양'이 줄을 이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강남에서 재건축을 통해 일반 분양될 아파트는 총 2천999가구에 달한다.

이는 2016년 3~12월 1천229가구의 2.8배, 지난해 3~12월 350가구의 8.5배에 이르는 물량이다.

지역별로는 강남구 2천44가구, 서초구 955가구이며, 송파구는 물량이 없다.

올해 강남 재건축 분양시장은 강남구 일원동 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디에이치자이 개포'(총 1천996가구 중 일반분양 1천690가구)가 열었다.

이어 다음달에는 삼성물산이 서초구 서초동 우성1차아파트를 재건축해 총 1천317가구를 짓고 이 중 232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5월에는 삼성물산이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아파트를 헐고 총 679가구를 지어 이 중 115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각각 강남역, 청담역 역세권 단지들이다.

이밖에 오는 7월 현대건설이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3차 아파트를, 10월과 11월에 GS건설이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와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를 재건축하는 물량을 각각 분양할 계획이다.

현재 HUG는 분양보증을 신청하는 사업장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최고 평균 분양가' 또는 '인근 아파트 매매가의 11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상한선을 두고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면서 당첨만 되면 수 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져 '청약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강남권 분양시장은 자금력을 갖춘 수요자들에게 좋은 기회로 작용해 '부자들만의 잔치'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강남권 분양시장은 높은 분양가와 더불어 HUG의 9억 원 이상 고가주택의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 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10억 원이 넘는 분양대금을 자체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설사들이 '청약 과열'을 우려하는 정부 눈치를 보느라 건설사 보증 중도금 대출을 하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어 웬만한 자금력을 갖추지 않고는 분양받기가 쉽지 않다.

자금 조달이 어려운 무주택자가 청약을 신청해 당첨되더라도 분양대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면, 5년간 당첨 제한에 걸려 청약통장만 버리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청약자 수가 줄어들 전망인 만큼 자금력 있는 수요자들의 당첨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용면적 85㎡ 이하는 100% 가점제로 모집하기 때문에 청약 가점은 높지만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은 이들이 청약을 포기할 경우 당첨자들의 가점이 생각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HUG를 통해 분양가를 규제하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연내 분양을 앞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의 분양가 책정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분양단지들의 조합원 입주권 등의 거래가격에 비해 분양가가 낮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강남권 재건축 일반분양은 시세차익을 기대한 청약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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