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수석실에 결의안 전달…"대통령 공약 점점 후퇴 우려"
"청와대, 단순 참여자 아닌 개혁 주체·적극적 조정자 돼야"

경찰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가 최근 이어지는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논의 과정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며 청와대를 상대로 직접 의견을 표명했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개혁위 수사개혁분과는 최근 긴급회의를 소집, 수사권 조정 관련 진행 상황을 논의하고서 청와대에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내용의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결의안'을 작성했다.

결의안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분과위원들은 결의안에서 "검찰개혁은 적폐청산의 핵심 과제이고 대통령 공약"이라며 "청와대는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라'는 국민 뜻을 받들어 단순한 참여자나 심판자가 아닌 개혁 주체 및 적극적 조정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양 기관 개혁을 위한 그간의 논의 과정에서 특히 검찰 권력 분산과 견제라는 대통령 공약이 점점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권 조정의 원칙은 검·경이 본연 업무에 충실하도록 하는 것이며 이는 수사-기소 분리에 의해 구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찰개혁위는 작년 12월 내놓은 '국민의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구조개혁' 방안에서 경찰은 수사를, 검찰은 기소와 공소유지를 각각 맡게 하는 수사-기소 분리 방안을 담은 수사구조개혁 권고안을 발표했다.

분과위원들은 아울러 큰 틀의 수사권 조정이나 개헌 논의와 상관없이 경찰의 검찰 종속을 벗어나게 할 방안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경 관계를 다룬 수사준칙을 양 기관 협의를 거쳐 제정하고, 검찰이 경찰에 수사 중단과 사건 송치를 요구할 권한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검-경 간 수사 경합 상황이 발생하면 일반 원칙에 따라 해결하고, 검찰의 부당한 영장 반려 여부를 판단할 영장심의위원회를 양 기관 협의에 따라 중립적 인사로 구성하자는 방안도 제시했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필요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등'과 같은 모호한 표현이 아닌 정확한 범죄명과 법 규정을 명시하라고 위원들은 요구했다.

이는 지난 1월 청와대의 권력기관 개혁방안, 지난달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수사권 조정 권고안, 최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검찰청 업무보고 내용 등이 애초 정부의 검찰개혁 취지에서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지난 13일 사개특위 업무보고에서 경찰 수사의 기본권 침해와 수사 오류를 즉각 바로잡으려면 경찰에 대한 검찰의 지휘·통제권을 유지해야 하며, 경찰이 영장청구권을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개혁위 내부에서는 지난해부터 경찰권을 분산·통제할 여러 방안을 마련했음에도 검찰 등에서 여전히 '경찰권 비대화'가 언급되는 것은 그간 경찰개혁 논의 성과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불만스러워하는 기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분과 위원들은 결의안 말미에 "이런 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면 정부의 검찰개혁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고, 검찰개혁과 동전의 양면 관계인 경찰개혁도 함께 무산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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