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35분 전화통화
안보엔 공조… 통상은 기싸움

문재인 대통령(사진)이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적용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움직임과 관련,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간 공조가 얼마나 굳건한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줘야 할 시점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무역확장법 232조)에 서명했다. 이 때문에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 철강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무역확장법 232조를 거론하며 한국에 대한 관심을 당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캐나다 멕시코 호주처럼 한국도 ‘우방국이자 동맹국’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간의 상황 변화나 통상 문제 등 어느 것이든 필요할 때 언제든지 전화해달라”고 하면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 대표단이 보다 융통성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문 대통령이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했다. 철강 고율 관세 부과를 빌미로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양보’를 요구한 것이란 분석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는 지난 5일 대북 특별대표 사절단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뒤 처음으로 이뤄졌다.

한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내정자는 지명 사흘 전인 지난 11일 뉴욕 라디오 방송 ‘AM 970’과의 인터뷰에서 “캐나다, 멕시코, 호주가 (관세 부과대상에서) 면제됐다. 유럽도 면제될 것으로 장담한다”며 “아시아의 우리 동맹국들도 면제될 것으로 단언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중국이 면제받지 못하는 유일한 나라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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