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 '입장 3시간·상담 6시간 대기' 방문자제 요청
논현·과천·지축은 한산 … 실수요자들이 주로 찾아
'규제 무풍지대' 인천·춘천에도 5000명 이상 몰려

16일 문을 연 ‘디에이치 자이 개포’ 모델하우스(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입장하기 위해 내방객들이 겹겹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16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근처 ‘디에이치 자이 개포’ 모델하우스. 문을 열자마자 오전 6시부터 기다린 방문객들이 우르르 모델하우스 안으로 몰려들었다. 아기를 등에 업은 30대 여성부터 60~70대 노인까지 연령층도 다양했다. 주차장에 진입하려는 차들로 청계산 지하차도 앞 도로는 아침 일찍부터 밀리기 시작했다. 경찰이 교통정리에 나섰지만 정체는 종일 풀리지 않았다. 현장 관계자들은 “안전요원을 계획보다 2배로 늘렸다”며 “이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릴 줄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날 하루 동안에만 1만5000여 명이 모델하우스를 둘러봤다.

◆방문 자제 문자 발송

현대건설은 오후 2시 ‘관심 고객’으로 등록한 이들에게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입장 대기에 최소 3시간 이상, 상담 대기에 최소 6시간 이상 소요됩니다. 방문을 자제하시고 홈페이지를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다. 그래도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은 줄어들지 않았다. 박윤서 디에이치자이 분양소장은 “투자까지 염두에 둔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주로 방문했다”며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려는 실수요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상담석에선 1순위 청약 자격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지난해 발표된 8·2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1순위 청약 자격이 강화돼서다. 지방에서 올라온 방문객들은 서울 거주기간 1년이 돼야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는 말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모델하우스 벽 기둥 스크린 등 곳곳에는 ‘위장전입 직권조사를 실시한다’는 알림판이 붙었다. 국토교통부는 위장전입을 통해 가점을 높인 당첨자를 가려내기 위해 당첨자 가족의 실거주 여부를 조사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미계약분 추첨에 대해 박 소장은 “예비당첨자를 80%까지 선정하는 까닭에 미계약분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래도 미계약분이 나오면 인터넷 청약 후 사설기관에 의뢰해 추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원 춘천시 온의동 ‘춘천 센트럴타워 푸르지오’ 주상복합 모델하우스를 찾은 내방객들이 16일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대우건설 제공

◆다른 모델하우스 방문객 줄어
수요자 대부분이 디에이치 자이 개포 모델하우스에 몰리면서 다른 수도권 분양 현장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대치동 아이파크 갤러리에는 오후 1시 기준으로 1800명이 다녀갔다. 논현동 강남YMCA 자리에 지을 ‘논현 아이파크’ 주상복합을 분양하는 곳이다. 분양 관계자는 “가구수가 99가구로 적어 계약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방문객이 적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에 관심이 쏠린 점을 이용하려는 역발상 투자자도 있었다. 논현 아이파크의 당첨자 발표일은 오는 29일로 디에이치 자이 개포와 겹친다. 둘 중 한 곳에만 청약해야 한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 모델하우스도 다녀온 최모씨(61)는 “자녀 결혼 때문에 집을 알아보러 왔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대출도 된다고 하니 여기가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과천과 고양 지축지구에서 문을 연 모델하우스도 예비청약자가 꾸준히 줄을 섰지만 혼잡스럽지는 않았다. 두 지역 모두 8·2 부동산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탓이다.

SK건설과 롯데건설이 과천 주공2단지를 재건축하는 ‘과천 위버필드’ 모델하우스에선 전용면적 59㎡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서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평균 3.3㎡당 2955만원이다. 59㎡ 타입은 중도금(분양가의 40%) 이자후불제 조건을 적용한다.

중흥건설이 지축지구 B-6블록에서 분양하는 ‘고양 지축지구 중흥S-클래스’ 모델하우스도 실수요자 중심이었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1501만원으로, 72㎡ 주택형은 4억~4억4000만원 정도면 분양받을 수 있다.

규제가 없는 인천과 강원 춘천의 모델하우스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두 모델하우스에는 이날 하루 각각 5000명 이상이 찾았다. 효성·진흥기업이 인천 계양구에서 공급하는 ‘계양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모델하우스는 주로 인천 수요자들이 찾았다. 1669가구 대단지에서 1131가구를 일반분양하는 단지다. 대우건설이 강원 춘천시 온의동에 공급하는 ‘춘천 센트럴타워 푸르지오(사진)’에도 지역 수요자들이 몰렸다. 49층에 1175가구로 이뤄진 대단지 주상복합이어서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지역 모두 6개월 후에 전매가 가능하다.

김하나/이소은/양길성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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