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리바이스 홈페이지 캡처

누구나 옷장 속에 한 벌쯤 갖고 있는 청바지. 19세기에 등장한 청바지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일상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 '구리 단추'는 청바지의 아이템이죠. 청바지에 달린 주머니의 윗부분 양쪽 끝에는 대부분 구리색 단추가 박혀 있습니다. 시대가 흘러 유행이 조금씩 변하더라도 이 단추는 대부분 사라지지 않고 있는데요. 이 구리 단추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구리 단추의 비밀은 18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풀 수 있습니다. 당시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의 창업자 리바이 슈트라우스(Levi Strauss)가 가장 먼저 내놓은 청바지에는 구리 단추가 없었습니다.

이 단추는 제봉사 제이콥 데이비스가 처음으로 고안해 낸 것입니다. 금맥을 캐는 광부들이 청바지를 많이 입었는데 생각보다 쉽게 헤져 불만이 쌓였고, 한 여성이 데이비스를 직접 찾아가 "쉽게 헤지지 않는 청바지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고심 끝에 데이비스는 주머니가 쉽게 뜯어지지 않게 구리 리벳(rivet)으로 고정하고, 이중 박음질 처리를 해 내구성을 높인 청바지 디자인을 완성했습니다. 리벳을 달아 물건들이 천의 표면과 직접 마찰하는 것을 줄였고, 그렇게 해서 천이 쉽게 닳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죠.

데이비스는 곧바로 직물 공급자인 슈트라우스에게 달려가 단추 아이디어를 공개했고, 투자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슈트라우스는 그 자리에서 성공을 직감했다고 합니다.

이 아이디어는 1893년 5월20일, 미국 특허청에 등록됐죠. 구리 단추가 박힌 청바지는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청바지 가격은 당시 한 벌당 1달러에 불과했지만, 슈트라우스를 엄청난 부자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사진=리바이스 홈페이지 캡처

이후 특허 독점 기간이 다가오자 슈트라우스는 차별화를 꾀합니다. 기존 리바이스 청바지 모델에 유명한 '501' 제품 번호를 부여해 디자인 분류를 시작했고, 바지에 벨트용 고리와 지퍼를 부착해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만들죠.

청바지는 1960년대부터 유럽과 아시아로 뻗어나갔고 1980년대까지 전세계적으로 성공가도를 달립니다. 리바이스 외에도 게스나 캘빈 클라인 등 데님을 주력으로 하는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고, 나팔과 스키니 등 여러 디자인이 패션 유행을 이끌었습니다.

다양한 청바지 브랜드와 디자인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구리 단추'는 변함없이 그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안타깝게도 수 십년 전 리바이스 청바지에 대한 자료는 남아있는 게 많지 않다고 합니다.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으로 사옥이 소실되면서 귀중한 자료들이 사라졌기 때문이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청바지는 약 140년전에 제작된 네바다진(Nevada jean)입니다. 1880∼1885년 미국 뉴헴프셔쥬 맨체스터의 아모스키그 공장에서 제조된 것입니다. 미국 리바이스 박물관에 있는 이 바지를 자세히 들여다 보세요. 가장 높은 위치에 구리 단추가 보입니다.

특허 날짜가 적힌 구리 리벳을 청바지 곳곳에 부착했다. 사진=리바이스 홈페이지 캡처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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