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피해 금액만 800만원이 넘어요."

올해 여름 결혼을 앞두고 혼수를 준비 중인 A 씨는 최근 망연자실해 있다. 그는 지난달 초 TV,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을 구매하기 위해 시중 판매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한 온라인몰을 이용했다. 현금결제 시 할인폭이 크다는 말에 무통장 입금했다.

하지만 설 연휴 이후에도 가전은 배송은 되지 않았다. 참다못한 A 씨는 해당 고객센터 등지를 수소문한 결과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해당 온라인몰 사장이 물류대금을 갖고 도주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이 모인 카페도 발견됐다. 가입인원만 500여명. 전체 피해 금액은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카페 회원들과 소송을 진행하는 등 공동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예비신부 B 씨 역시 올해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비용 일부인 200여만원을 개인 프리랜서 플래너에게 입금했으나 원하는 업체와 계약이 되지 않았다. 준비과정에서 계속 잡음이 생기자 결국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14일 웨딩업계에 따르면 이같이 예비부부를 울리는 '웨딩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시간과 돈을 절약하기 위해 저렴한 온라인몰과 프리랜서 웨딩 플래너 등을 찾은 경우가 많았다. 현금 결제를 유도한 다음 계약을 불이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결혼준비대행서비스 피해 구제 건수는 지난 2013년 34건에서 지난해 73건으로 2배이상 증가했다. 유형별로 계약해제 거절 및 계약 불이행이 사례가 90%에 달했다. 결혼 시장 특성상 소비자들이 거의 생애 처음 상품을 접하는 경우가 많아 손해를 보더라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업계 전문가들은 결혼준비대행서비스 업체 이용시에는 사업자 등록 여부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 보증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아 피해 구제가 어렵다.

상품 계약시 큰 폭의 할인을 제안하며 선납부, 현금 결제 등을 유도하는 곳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다수의 웨딩 상품은 계약금, 중도금, 완납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피해 사례가 거의 계약과 관련된 경우가 많아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무작정 계약금 환급이 불가능한 경우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웨딩박람회를 통해 계약이 이루어진 경우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계약일로부터 14일 이내 철회가 가능하다. 또한 14일이 경과했더라도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결혼준비대행서비스 개시 이전에는 총 요금의 10%를 공제한 금액을 환급 받을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계약시 위약금 조항 및 특약사항 등을 확인하고 서면으로 작성하고, 최종 잔금 지불시 계약서 항목에 대한 이행 여부를 대조해야 한다"며 "계약해제 의사표시는 반드시 내용증명 우편을 이용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혼수 등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경우에는 해당 업체가 '안심거래 ‘에스크로(Escrow·결제대금예치제) 서비스'에 가입 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서비스는 은행 등이 구매자의 결제대금을 맡고 있다가 구매자가 상품을 안전하게 받은 이후 판매대금을 판매자에게 보내주는 거래담보 장치다. 업체가 돈을 받고 잠적한 경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현재 11번가, 지마켓, 인터파크 등 대부분의 오픈마켓에서는 에스크로 결제가 의무화 돼 있다. 피해는 주로 인터넷 카페·블로그 등 이를 설치하지 않은 곳에서 발생한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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