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실패시 군사작전 포함 더 강경해질 것"…이란핵합의 폐기 우려도
"대통령 '복심', 상대국에 신뢰" vs "북·이란 빼면 디테일이 없다"


13일(현지시간) 전격 경질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대표적인 '대북 매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명되면서 그가 그려낼 미국의 새 외교 청사진에 관심이 쏠린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의 신봉자이자 그의 충실한 변론자로 분류된다.

주요 국가안보·외교정책, 특히 북한 문제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식 취임 후 펼칠 외교정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거의 그대로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전·현직 CIA 관료들은 폼페이오 지명자가 정보수장으로서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점을 우려했지만,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차기 국무부 장관으로 지명됐다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폼페이오 지명자 앞에 놓인 최우선 외교 현안은 북핵 문제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외교 수장으로 취임해 회담 실무 조율은 물론 북핵 해법의 큰 그림까지 마련해야 한다는 중책을 첫 과제로 떠안았기 때문이다.

다만 폼페이오 지명자는 협상으로 북핵을 폐기할 수 있다는 생각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에 대해 회의적인 그가 북핵 문제의 확실한 해결책으로 여기는 방안은 '정권교체'라고 외신들은 진단했다.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폼페이오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김정은을 설득하는 데 있어 중국의 영향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말∼5월 초 비공개 방한했을 당시 연평도를 찾아 2010년 북한의 포격으로 인한 피해 현장을 확인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북제재가 없었다면, 북한은 대화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국은 대북 협상에서 어떠한 양보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CBS 방송에서도 "이번 대화가 진행되는 내내 북한에 계속 압박을 높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북한의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까지 잘 알고 있어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패트릭 크로닌 신미국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은 CNN에 폼페이오 지명자가 CIA 국장으로 취임 후 먼저 한 일 중 하나가 대북 정보수집 방법을 개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 장관에 취임할 경우 대북 강경·압박정책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크로닌 소장은 폼페이오 지명자가 CIA 취임 첫날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문제에 있어 같은 견해를 보였다며, 북한에 대한 강경한 그의 시각이 북한 정권의 양보를 끌어낼 것으로 전망했다.

폴 필러 조지타운대 안보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국무부 장관으로서 폼페이오 지명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괴적 성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폼페이오 지명자의 매파적 대북 견해가 북미정상회담 실패 시 '처방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이슨 리치 한국외대 교수는 WSJ에 북미정상회담이 불발되거나 합의에 실패한다면, 폼페이오 지명자는 북한에 대한 동적인 (군사) 작전을 포함, 더욱 강경한 성향으로 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북한뿐만 아니라 이란에 대해서도 강경 노선을 걸어왔다.

2015년 이란과 주요 6개국이 타결한 핵 협정과 관련, 이란이 합의를 준수할 의도가 없다고 비판해왔다.

또 외교 대신 군사 타격을 해법으로 주장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을 경질한 배경과 관련, "우리는 여러 사안에서 의견이 달랐다"며 이란 핵 합의를 예로 들었다.

반면 폼페이오 지명자에 대해서는 "우리는 항상 마음이 잘 맞고 좋았다"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협정에 결함이 많다며 개정을 요구하는 가운데 이란 핵 합의 준수를 주문했던 틸러슨 장관이 물러나고 폼페이오 지명자가 대신 나서게 되면 이란 핵협정 역시 위태로워질 전망이다.

러시아와 관련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러시아의 개입이 미국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가 나중에 수정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그러나 이는 명백히 미국 대선의 진실성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보호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폼페이오 지명자가 이끄는 국무부에 대해선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각종 이슈에 최신 정보를 갖고 있고, 대통령과 편안한 관계에서 일하는 인물이 외교 수장자리에 앉았다"며 이는 미국의 대화 상대국에도 신뢰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무부에서 50년 이상 근무한 스테이플턴 로이 전 대사는 폼페이오 지명자에 대해 "북한, 이란을 넘어서는 폭넓은 정책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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