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이날 오전 9시 22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입구에 마련된 삼각형 모양 포토라인에서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대국민 메시지를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민생 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저와 관련된 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라며 "전직 대통령으로 할 말도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 다만 바라는 점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한 번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전했다.

준비한 대국민 메시지를 읽고 난 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사무국장의 안내로 청사 조사실이 있는 10층으로 올라갔다.

이 전 대통령은 본격 조사에 앞서 조사실 옆방에 마련된 휴게실에서 검찰 고위 간부와 10분 정도 티타임을 가졌다. 그동안 이 전 대통령 수사를 실질적으로 지휘해온 한동훈 3차장검사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티타임이 끝나면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과 함께 1001호 조사실로 신문을 받는다.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았던 곳이다. 박 전 대통령 소환조사를 앞두고 영상녹화조사실로 개조된 공간이기도 하다.

검찰은 투명한 조사를 위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과정을 영상으로 녹화해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이 전 대통령 측에서도 녹화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사실에서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의 송경호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의 신봉수 부장검사가 신문을 맡는다. 특수2부 이복현 부부장검사도 배석해 신문조서를 작성한다.

이 전 대통령 측에서는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강훈 변호사를 주축으로 피영현 변호사, 김병철 변호사가 변호인으로서 교대로 검찰 조사에 입회할 예정이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필요한 예우는 충분히 갖추되 철저하고 투명하게 수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는 길고 긴 하루가 될 전망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