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 횡령·배임 등 20개 혐의 소명해야
MB측 “불법 자금 수수 자체 몰랐다” 입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6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그동안 진행된 수사상황을 감안할 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전 대통령의 소환은 장용훈 옵셔널캐피탈 대표가 이 전 대통령 등을 직권남용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지 약 5개월만이며 MB정부 국정원 특활비 상납 의혹이 불거진 지 3개월여 만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소환 통보하면서 다양한 범죄 혐의의 수와 내용 등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등 일부 혐의만 공개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대로라면 이 전 대통령의 핵심혐의는 뇌물로 보인다. 직권남용, 횡령·배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20여개 안팎에 달하는 혐의에 대해서도 소명해야 한다.

◆110억원대 뇌물 혐의

검찰이 그동안 수사를 통해 알려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금액만 110억원대에 달한다.

앞서 검찰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구속기소 하면서 공소장에 이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의 '주범'으로 규정했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과 김희중 전 부속실장,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 등 옛 청와대 참모진에게 흘러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규모를 17억5천만원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특활비 상납을 지시했는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삼성전자가 17대 대선 직전인 2007년 11월부터 대통령 재임 중인 2009년 3월까지 대납한 것으로 조사된 다스의 미국 소송비 500만 달러(약 60억원)도 다스의 실소유주라고 여겨지는 이 전 대통령에게 제공된 뇌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2007년 대통령 당선 직전부터 재임 기간에 이르기까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22억5천만원), 대보그룹(5억원), ABC상사(2억원), 김소남 전 의원(4억원) 등으로부터 각각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은 1억원 이상 뇌물을 수수한 사람을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조사 과정에서 수뢰 혐의가 얼마나 충분히 소명되느냐에 따라 향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 기소 이후 양형에도 결정적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은 불법 자금이 오간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치열한 공방이 오갈 전망이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경영비리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과 조카인 이동형 다스 부사장, 전·현직 다스 사장인 김성우, 강경호씨는 검찰 조사에서 다스의 실소유주로 이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때문에 다스와 관계사를 둘러싼 횡령·배임 등 경영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앞서 알려진 다스의 120억원대 횡령 외에도 회사 차원에서 조성한 별도의 비자금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비자금 중 수십 억 원이 대선 과정에서 선거 운동 자금으로 흘러들어 간 정황도 포착됐다.
다스와 주변 회사들이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지배하는 에스엠 등 회사에 123억원의 자금을 무담보로 대여해준 배임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관여를 의심하고 있다.

다스와 관련해서는 이 전 대통령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가 미국에서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를 상대로 떼인 투자금 140억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벌이는 과정에 청와대와 외교부 등 국가기관을 동원한 혐의를 받는다.

이 밖에 △국가기록원에 넘길 문건을 다스 '비밀 창고'로 빼돌린 혐의(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전국 10여곳 이상의 부동산과 예금 등 차명재산을 보유하면서 세금을 탈루한 혐의(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포탈)와 관련해서도 검찰의 신문에 이 전 대통령이 소명해야 할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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