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중세 분수령 속 정상회담 준비 차질 우려
일각선 "폼페이오 북미회담 주도…추진력 가속화할 수도"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는 와중에 외교수장 교체라는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든 것은 향후 대북 정책에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 대화파였던 렉스 틸러슨 장관 해임에 따라 협상파의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후임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경우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나 이번 북미 정상회담 논의 과정에서 한국과 핫 라인을 형성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틸러슨 장관의 해임이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앞둔 긴박한 상황에서 이뤄져 향후 파장이 어떻게 번져나갈지는 일단 지켜봐야 하나, 북미 회담 등 기존에 추진해왔던 것에는 당장 큰 틀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미국 외교·안보 소식통들의 공통된 견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틸러슨 장관 경질을 직접 알린 '아침 트윗'에 대해 주요 외신들도 "틸러슨 축출되다", "트럼프, 틸러슨을 해임하다" 등의 제목을 달아 주요 뉴스로 타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과의 민감한 협상의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팀에 중대한 변화를 꾀했다"고 분석했다.

백악관은 경질 배경을 두고 "대통령은 다가오는 북한과의 대화와 다양한 무역 협상등을 앞두고 지금이 전환의 적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대북 기조를 포함한 외교 정책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의 불화설은 몇 달간 계속 나왔으나 이처럼 갑작스러운 경질에 대해선 우려가 적잖다.

당장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외무성 라인과의 대화채널 가동 등 실무·고위급 준비 작업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틸러슨 장관의 퇴장으로 정상회담 준비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뜩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전격 수락 이후 백악관, 국무부 등이 촉박한 시간 등으로 준비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빅터 차 전 주한미국대사 내정자 낙마, 조셉 윤 전 대북특별대표 은퇴에 이은 국무장관 경질로 대북 협상라인의 공백이 커 보인다.

당장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공조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방미하는 강경화 장관이 오는 16일 틸러슨 장관과 회동키로 돼 있었던 것도 조정이 불가피해지는 등 혼선이 야기되고 있다.

다만 폼페이오 국장이 서훈 국정원장과 핫라인 등을 가동하며 북미 정상회담를 준비하는 과정 초기부터 깊숙이 관여해왔다는 점에서 대북 문제를 다루는 연속성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특히 폼페이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최측근 인사인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북미정상회담 같은 민감한 안건을 다뤄가는 데 추진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폼페이오 국장은 사실상 북미정상회담 성사의 주역이라고 할 정도로 이번 과정을 주도해온 인사"라며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이 외교해법을 통한 북핵 해결을 주장해온 대화파인 반면 폼페이오 국장은 그동안 대북 강경성향을 노출해 온 만큼 북미 정상회담 등에서 대북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폼페이오 국장은 지난 11일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연극을 하려고 북미정상회담을 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눈을 부릅뜨고 있다"며 비핵화 목표를 이룰 때까지는 대북제재 등 압박을 완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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