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위협" M&A 금지 명령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무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1460억달러(약 155조원)에 이르는 외국 기업과 미 기업 간 반도체 분야 인수합병(M&A)을 무산시켰다. 외국 기업으로 자국의 첨단기술이 유출될 것을 우려해 내린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계 반도체회사 브로드컴이 미국 통신칩회사 퀄컴을 인수하는 것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반도체업계 4위인 브로드컴은 작년 11월부터 업계 3위 퀄컴을 사겠다며 인수금액을 높여왔다. 최근 1460억달러(부채 250억달러 포함)까지 제시했으나 퀄컴은 1600억달러를 달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에 ‘실질적으로 인수와 동등한 다른 어떤 인수 또는 합병도 금지한다’고 적시했다. 그는 “브로드컴이 퀄컴을 사들이면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최근 이 같은 맥락의 인수 반대 의견을 내놨다. 브로드컴이 인수하면 퀄컴의 5세대(5G) 이동통신기술 연구개발을 저해해 경쟁사인 중국 화웨이의 시장지배를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 대통령이 CFIUS의 반대를 근거로 외국 기업의 자국 기업 M&A를 막은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5G는 4G 기술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20배 빠르고 지연 시간이 10분의 1에 불과하다. 동시접속은 10배 늘릴 수 있다. 모바일은 물론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미래 통신을 구현할 기술로 꼽힌다.

미국 의회가 CFIUS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어서 미국의 보호주의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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