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위원장에 길재욱 교수 선임

'내부살림꾼' 본부장 선임 안해
조직개편·후속 인사 차질

두 달 넘게 실무조직 '스톱'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 실무를 맡은 한국거래소가 두 달째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 권한이 막강해진 코스닥시장위원장을 우여곡절 끝에 선임했지만 내부 살림을 맡을 상근본부장을 못 뽑아 조직 개편과 인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정책을 발표한 지 두 달 넘게 실무 조직이 꾸려지지 않으면서 코스닥 혁신 동력도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길재욱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를 코스닥시장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코넥스협회와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각각 추천한 이상무 다날쏘시오 대표와 박선영 KAIST 교수를 신규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으로 뽑았다. 이로써 코스닥시장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권한이 대폭 강화된 코스닥시장위원회는 기존 위원 6명과 함께 9명 모두 외부위원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정작 내부 출신 자리인 코스닥시장본부장 인선은 ‘감감무소식’이다. 이날 주총에서 위원장과 함께 선임할 예정이었지만 후보를 정하지 못해 주총 안건으로도 올리지 못했다.

신임 본부장에는 조호현 KRX국민행복재단 사무국장, 권오현 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 정운수 코스닥시장본부 상무 등 3명이 지원했다. 조 국장과 권 상무가 경합 중으로 알려진 가운데 청와대, 금융위 등 ‘윗선’에서 인사 검증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본부장 선임이 차일피일 늦어지면서 14일로 예정됐던 상무급과 부·팀장 인사도 다시 미뤄졌다. 거래소 정관은 부·팀장 인사를 할 때 거래소 이사장이 각 본부장과 협의하도록 하고 있다. 본부장이 선임되지 않으면 인사를 못하는 구조다. 같은 이유로 코스닥시장본부 사무국 설치와 팀 신설 등 조직 개편도 막혀있다. 거래소는 오는 29일 정기주총에 앞서 코스닥시장본부장 선임을 위해 19일 올해 세 번째 임시주총을 소집할 계획이다.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은 물론 임직원들도 답답해하기는 마찬가지다. 거래소 관계자는 “직원 인사는 1월에 끝났는데 간부급 인사가 늦어지면서 조직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코스닥시장본부장이 누구로 확정되느냐에 따라 인사 구도가 확 바뀔 수밖에 없어 온갖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 내부 실무 조직조차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코스닥 활성화 정책은 약발을 잃어가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두 달째 800선대에서 횡보하고 있고, 하루 거래대금은 5조원 안팎으로 쪼그라들었다. 일부 바이오주 편중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활성화와 독립성 강화가 공염불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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