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입구·사당·부산서면…
10~20대 붐비는 곳서 빠져

임대료 2배 급등 감당 못해
최저임금 인상도 경영 부담
"외형 확대서 수익추구 전략"

맥도날드 신촌점이 다음달 문을 닫는다. 1998년 영업을 시작한 지 20년 만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신촌점뿐 아니라 서울대입구점, 사당점, 부산서면점, 용인단대점 등도 이달 폐점한다. 패스트푸드 주요 소비층인 10~20대가 모이는 핵심 상권에서 빠지는 것이다. 업계는 임대료 상승과 상권 변화, 최저임금 인상 여파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한국맥도날드는 이에 대해 “매장당 10~20년 단위로 임대 계약을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포를 순차적으로 닫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솟는 임대료…최저임금도 영향

한국맥도날드는 1988년 압구정 1호점을 내며 한국에 진출했다. 초기 몇 년간은 성장이 더뎠다. 1990년대 후반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신촌점은 맥도날드 성장기에 상징적 역할을 한 매장이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 3번 출구 앞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은 개점하자마자 대학생의 미팅이나 소개팅 장소로, 10대의 ‘놀이터’로 사랑받았다. 버거킹도 1999년 2월 바로 옆에 매장을 내 경쟁했다. 맥도날드는 신촌점의 성공을 발판으로 대학가 상권에 전략적으로 진출했다.

신촌점 등 폐점의 가장 큰 원인은 임대료 상승이다. 맥도날드는 매장당 10~20년 단위의 장기임대 계약을 한다. 상권 분석을 철저히 한 뒤 주변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신촌점 계약을 연장하려 했으나 (높은 임대료 때문에)영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서울대입구점, 사당점, 부산서면점, 용인단대점 등도 비슷한 이유에서 폐점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신촌점 건물관계자는 “맥도날드로부터 주변 시세보다 낮은 수준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며 “계약 연장 시점에 맥도날드 측에서 임대료 인하를 요구해왔으나 결국 폐점하기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

최저임금 인상도 영향을 줬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점포당 40~100명의 인원을 고용하는데 최저임금 인상도 경영상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문을 닫는 점포는 모두 직영점이다. 맥도날드는 직영점 비율이 70%가 넘는다.
◆30년 맞아 전략 변화…‘수익 우선’

맥도날드의 국내 점포 수는 448개다. 2000년대에는 한 해 40~50개 점포가 생겼지만 지난 몇 년 새 매장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2016년에는 2개, 지난해엔 11개 순증가에 그쳤다.

업계는 맥도날드가 외형 확대에서 벗어나 수익 추구형으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맥도날드는 그동안 종로 명동 홍대입구 신사동 청담동 등 유동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 대로변 건물 3~4개 층을 통째로 쓰는 방식으로 영업했다. 매출은 많지만 수익은 크게 못 내는 구조였다. 맥도날드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5년간 2~4%대였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국내시장에서 브랜드가 안착했다고 판단하고 본격적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드라이브스루(DT) 매장인 ‘맥드라이브’에서 답을 찾고 있다. 차에 앉은 채로 주문할 수 있는 맥드라이브 매장은 전체 점포의 절반 이상인 252개다. 지난해 신규 점포 18개 중 16개가 맥드라이브 매장이었다. 교외 맥드라이브 매장은 임대료가 도심보다 훨씬 싸면서 매출은 같은 면적 매장보다 30~40%가량 더 나온다.

소비층이 변한 것도 전략이 바뀐 이유다. 과거 햄버거는 대학생과 중고생의 특별 메뉴였지만 이제 대체 음식이 많아졌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제버거, 이탈리아식 피자, 멕시칸 요리, 베트남 식당 등 서울 핵심 상권은 이미 먹거리로 포화 상태여서 기존 10~20대 고객이 패스트푸드에서 이탈하고 있다”며 “맥도날드 등의 주 고객층이 가족단위 소비자와 자동차로 이동하는 사람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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