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BW 등 대체자산 주로 담은
라임자산운용의 '새턴 2호'
지난달 7.24%의 높은 수익률

롱쇼트 페어전략으로 위험회피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도 '선전'

변동폭 적은 '저베타주' 늘리고
주식 포트폴리오 골고루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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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 미국 증시가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우려로 4.6% 급락하자 글로벌 증시가 차례로 흔들렸다. 한 해의 시작과 함께 가파르게 오르던 코스피지수도 변동성을 키우며 지난달에는 5.41% 떨어졌다.

흔들리는 장에서도 일부 한국형 헤지펀드(사모펀드)들은 꿋꿋이 수익을 냈다. 다양한 투자전략을 활용해 시황에 상관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들이다.

조정장에서도 꿋꿋이 수익낸 펀드는

지난달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은 운용사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증시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높은 수익을 올리는 데 집중한 운용사는 저조한 수익을 냈다. 반면 시황에 상관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운용사들은 조정장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라임자산운용, 알펜루트자산운용, 빌리언폴드자산운용 등이 운용하는 펀드들이 2월 수익률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식시장 영향이 크지 않은 채권형펀드와 공모주펀드는 제외한 결과다.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국내주식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멀티전략을 활용하는 펀드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대체자산을 주로 담은 라임자산운용의 ‘새턴 2호’는 지난달 7.24%의 수익을 냈다. 메자닌 비중이 높은 알펜루트자산운용의 ‘Fleet 5’는 같은 기간 수익률이 4.80%를 기록했다. 업계 2위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펀드 10개도 2~4% 안팎의 고른 수익을 냈다.

반면 공매도(쇼트) 대신 주식 매수(롱)에 집중하는 ‘롱 바이어스드 펀드’의 수익률은 저조했다. 지난해 정보기술(IT) 종목에 집중 투자해 40.31%의 수익을 냈던 DS자산운용의 ‘디에스 昇(승)’펀드는 지난달 8.77% 손실을 냈다. 브레인자산운용의 ‘백두’는 12.61%, 제이앤제이의 ‘포커스멀티전문 1호’는 6.71% 손실을 기록했다.

조정장에서 어떻게 수익냈나

지난달 안정적인 수익을 낸 펀드들은 공통적으로 주식에 ‘올인’하지 않았다. 메자닌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각 펀드들이 고정된 수익이 나는 자산을 골고루 담고 있는 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들이 담고있는 자산담보부채권이 대표적이다. 신용등급이 없어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담보를 잡아 고금리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채권의 목표수익률은 연 5~8%다.

주식 포트폴리오를 한 업종에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구성하고, 공매도를 활용해 충분히 위험을 회피(헤지)한 것도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원 대표는 “지난해 말 부터 IT 비중은 줄이고 조선 건설 등 산업재 비중을 높여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차문현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전무는 “지난달부터 시장이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중립상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며 “롱쇼트 페어전략을 활용해 위험을 회피하고 현금 비중을 늘리는 등 신중하게 운용 중”이라고 말했다.

롱쇼트 페어전략은 등락폭이 비슷한 주식이나 업종을 짝(페어·pair)지어 저평가된 주식은 사고(롱) 고평가된 주식은 공매도(쇼트)하는 투자기법이다. 두 주식 가격이 비슷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적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통신주인 SK텔레콤과 KT, 은행주인 KB금융과 신한지주가 대표적인 사례다.

수익률 변동폭을 줄이려고 출렁임이 적은 ‘저베타주’ 비중을 늘린 운용사도 많았다. 베타는 개별 업종이나 종목이 코스피지수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베타가 1보다 크면 코스피지수보다 변동폭이 크고, 1보다 작으면 출렁임이 적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베타가 1보다 큰 고배타주는 시장이 상승세일 때 주목받는다. 반면 베타가 1보다 작은 저베타주는 주가가 떨어질 때 수익률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각광받는다. SK텔레콤 KT 등 통신주와 한국전력 지역난방공사 등 유틸리티주가 대표적인 저베타주로 꼽힌다.

시장 전망은 엇갈려

조정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낸 운용사들의 시장 전망은 엇갈렸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역사적으로 미국 금리 인상 초기에는 주식시장이 활황이었다”며 “이달 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종준 대표는 “시장 상승세가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번 조정으로 가격 부담을 덜었기 때문에 공매도 비중을 줄이고 매수 비중을 높일 예정”이라고 했다.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겠다는 운용사도 있었다. 차문현 전무는 “조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며 “당분간 시장이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는다고 보고 시황에 맞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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