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현 삼성증권 해외주식팀 연구위원

미국 반도체업종 주가가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대표적 반도체지수인 ‘MVIS US Listed Semiconductor25지수’는 지난 8일 전고점을 돌파했다. 같은 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월26일 고점 대비 4.6% 하락했다.

증시 조정 국면에서 반도체업종이 상승세를 보이는 표면적인 이유는 실적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미국 주요 반도체업체들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5%, 순이익은 34% 늘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 포함 기업들의 매출은 7%, 순이익은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두 번째 이유는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여전히 매력적인 구간에 머무르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2018년 예상 실적 기준 반도체업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5.8배 수준에 불과하다. 17.5배를 넘어선 S&P500지수보다 저평가된 수치다. 실적도 좋은데 밸류에이션마저 낮다 보니 반도체업종은 항상 투자자들의 관심권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반도체업종이 주목받는 세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도 매우 좋다는 점이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4차 산업혁명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반도체의 사용 범위가 하루가 다르게 확장되고 있다. 산업용 기계나 자동차는 물론이고 드론에까지 반도체가 들어간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과 관련된 반도체의 잠재적인 수요는 말할 필요가 없다. 올해부터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5세대(5G) 통신서비스가 도입된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수요 증가는 충분히 전망할 수 있다. 신규 사용처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수요 기반도 점차 고사양 반도체를 요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게임산업이다.

반도체산업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존재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ETF로는 ‘VenEck Vectors Semiconductor ETF(SMH US)’를 들 수 있다. 이 상품은 앞서 언급한 MVIS US Listed Semiconductor25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기업 편입 비중을 시가총액 기준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대형주 비중이 높다. 대표 대형주를 중심으로 반도체업종에 투자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ET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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