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모든 물질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예컨대 리튬은 수소폭탄 재료인 동시에 2차전지와 항우울제, 치매예방제의 원료로 쓰인다. 코발트도 가공할 핵폭탄을 만들 수 있지만 악성빈혈 예방과 방사선 치료에 필수다. 칼을 살인자가 잡느냐, 의사가 잡느냐의 차이와 같다.

요즘 리튬과 코발트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둘 다 전기차, 휴대폰 등을 구동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물질이다. 수요가 폭증하는데 공급이 달려 최근 2년 새 가격이 2~3배나 뛰었다. 스마트폰 배터리는 리튬 30g이면 충분하지만 전기차는 50~60㎏이 필요하다.

먼저 리튬(Li)은 우주 빅뱅 때 수소 헬륨과 함께 생성된 은백색 금속이다. 스웨덴의 아르프베드손이 1817년 발견했다. 리튬(lithium)이란 이름은 비슷한 알칼리금속인 소듐, 포타슘이 식물에서 추출된 데 반해 암석(그리스어로 Lithos)에서 발견해 붙여졌다.

리튬은 물에도 뜰 만큼 가벼우면서 쉽게 펴고 자를 수 있어 2차전지에 제격이다. 자동차의 휘발유에 빗대어 ‘하얀 석유’라는 별칭도 붙었다. 알루미늄, 마그네슘과의 합금은 가벼우면서 강도가 높아 비행기 제작에도 쓰인다. 세계 매장량의 7할이 ‘리튬 트라이앵글’(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로 불리는 안데스산지에 묻혀 있다. 바닷물에도 리튬이 녹아 있지만 지표 채굴보다 경제성이 떨어진다.

코발트 하면 새파란 ‘코발트 블루’부터 떠올린다. 코발트 자체는 은회색이지만, 알루미늄산코발트 화합물이 푸른색 안료가 된다. 4000년 전 이집트 도자기부터 중세 유럽의 푸른 투명유리(화감청), 조선의 청화백자 등의 진귀한 안료로 쓰였다.
코발트(Co) 역시 스웨덴 화학자 게오르그 브란트가 1735년 발견했다. 코발트(cobalt)라는 이름은 독일어 ‘Kobold(도깨비)’가 어원이다. 16세기 작센지방 광부들이 은광석 비슷한 돌을 채굴해 제련했더니 은은 없고 유독한 증기(비소)가 나와 도깨비 짓으로 여긴 데서 유래했다.

코발트는 늘리기 쉬운 연성에다 합금상태에서 마모와 부식에 강해 베어링, 인공관절, 보철재료 등에 쓰인다. 리튬전지는 코발트 산화물 층 사이에 리튬을 끼어넣은 형태다.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3분의 2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나온다. 내전으로 인해 가격이 불안하다. 그럼에도 중국은 이곳 코발트 광산을 대부분 장악했다. 세계 리튬 생산 1, 2위도 중국 업체들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광물자원의 90% 이상을 수입한다. 리튬, 코발트 등 필수 광물을 확보하지 못하면 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도 낙오할 수밖에 없다. 자원개발은 특정 정권의 전유물이 아닌, 국가 생존의 문제다.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