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최저임금 감당 못해
식당·슈퍼 영업시간 단축 속출
소득 줄어든 종업원들 '한숨'
서울 성북구의 한 중형 마트에서 판매계산원으로 일하는 신모씨(57)는 지난달부터 헬스장 전단 돌리는 일을 구해 저녁마다 ‘투잡’을 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작년(6470원)보다 16.4% 높은 7530원으로 올랐지만 신씨의 마트 근로시간이 하루 아홉 시간에서 여섯 시간으로 짧아지는 바람에 월급이 줄어든 탓이다.

그는 “작년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고 야간근무 직원과 교대했는데 올 1월부터 마트가 영업 종료시간을 밤 12시에서 9시로 앞당기면서 오후 3시까지만 일하라고 통보해왔다”며 “월급이 170만원대에서 140만원대로 30만원이나 줄어 다른 일거리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최저임금이 인상됐지만 생계형 시급제 근로자는 오히려 소득이 줄어 투잡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카페 마트 음식점 등이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낮추려고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손님이 없는 시간대에 문을 닫는 ‘브레이크 타임’을 도입하고 있다. 초과근무 등도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들의 월급이 줄어들었다.
중소기업 등에서도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역효과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20년 1월부터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하는 300인 미만 제조사업장에 근무하는 한 근로자는 “직원들 사이에서 근로시간 단축 이후 월급이 적어지면 투잡을 뛰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다”고 털어놨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녁 있는 삶’도 돈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 등 비판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고용시장도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11일 고용노동부 취업정보사이트인 워크넷에 따르면 지난 2월 신규 구인 인원은 17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4000명(29.1%) 감소했다. 중소 조선업체들의 폐업 등으로 채용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던 2014년 6월(32.7%) 후 최대 하락폭이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사회부 경찰팀 조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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