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창업' 바운스, 아이에스동서에 235억 매각…3년여만에 575억 '대박'

30대 주부, 수백억 자산가로
공차코리아 세워 밀크티 열풍
2014년 사모펀드에 340억 매각

양육 전념하다 새 아이템 발굴
초등생 아들 트램펄린 즐기자
'국내서도 통한다' 판단 창업
기업가치 뛰자 경영권 매각

세 번째 사업 아이템 뭘까
투자업계, 벌써부터 주목
마켓인사이트 3월9일 오전 6시11분

김여진 대표

아들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로 밀크티 프랜차이즈 공차코리아를 설립한 뒤 340억원에 매각해 화제를 모은 김여진 (주)바운스 대표(36)가 자신의 두 번째 창업 회사를 팔아 다시 한번 대박을 터뜨렸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트램펄린 전용 놀이문화시설 ‘바운스 트램폴린 파크’지분 100%를 유가증권시장 상장 건설회사인 아이에스동서에 팔았다. 매각가격은 235억원(유상증자 액수 포함). 공차코리아 지분(65%)을 매각한 지 3년여 만의 일이다.

화려한 학력이나 경력이 없는 30대 주부가 공차코리아와 바운스의 잇단 창업과 매각으로 500억원대 수익을 거머쥐었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 인수합병(M&A)을 전문으로 하는 사모펀드(PEF)들도 넘보기 힘든 성과”라고 평가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근무하던 호주인 남편 근무지인 싱가포르에서 처음 밀크티를 맛본 게 ‘성공 스토리’의 단초였다. “한국에 점포를 내면 잘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2년 집을 담보로 내놓고 대만 공차 본사를 수차례 찾아간 끝에 국내 판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전 재산을 판권 사는 데 쏟아부었기 때문에 ‘실패하면 길바닥에 나앉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공차코리아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2014년 10월 PEF 운용사인 유니슨캐피탈에 공차코리아 경영권을 넘긴 뒤 ‘사업하느라 제대로 못 한 육아에 전념하자’고 다짐했다. 육아에 대한 관심이 두 번째 창업으로 이어졌다. 싱가포르에 거주하면서 트램펄린 시설이 갖춰진 실내 체육관에서 재밌게 노는 아들의 모습에 주목했다. “왜 한국에는 이런 놀이시설이 없냐”는 아들의 질문이 ‘창업 본능’을 다시 일깨웠다. 자유롭게 놀면서 체력도 키울 수 있는 스포츠 테마파크를 만들면 성공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죽전 트램폴린 파크

“아이 키우는 부모들은 ‘아이가 놀 데가 마땅치 않다’고 하잖아요. 바운스 트램폴린 파크 이용료가 다소 비싼 편(시간당 1만~1만5000원)이지만 ‘좋은 놀이터’에 기꺼이 지갑을 열었죠.”

2016년 4월 경기 용인시 죽전에 1호점을 냈다. 입지가 좋지 않아 임차료나 제대로 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개점 3~4개월 만에 투자 제안을 받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대구 신세계백화점 매장은 첫해 방문객이 15만 명을 넘어섰다. 서울 반포점과 잠실점은 ‘강남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가자고 조르는 놀이시설’로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 서울 구로 롯데마트에 5호점을 내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본궤도에 오른 회사를 판 이유 역시 아이를 돌보기 위해서였다. 국제학교를 다니는 아들이 있는 싱가포르와 사업장이 있는 한국을 오가며 일하는 게 쉽지 않았다. “마음먹은 것을 사업화하는 감은 있는지 몰라도 규모가 커진 회사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꼼꼼하게 관리하는 재주는 없다”는 자신에 대한 냉철한 판단도 작용했다.

아이에스동서가 나타나면서 거래는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아이에스동서는 아파트를 짓고 분양하는 단순 건설업에서 탈피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한창이다. 본업인 건설업과 시너지를 낼 ‘공간 콘텐츠’를 찾던 아이에스동서에 바운스 트램폴린 파크는 인수대상으로 안성맞춤이었다.

두 번째 성공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이지만 김 대표는 세 번째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이 너무 재밌고 사업을 시작하는 게 두렵지 않다”고 했다. ‘내가 필요를 느끼고 기꺼이 돈을 쓸 의사가 있는 것’이 사업 아이템을 고르는 기준이다. 김 대표는 “아들이 한창 뛰놀고 싶어 하는 여덟 살일 때 바운스를 창업했고, 이제 아들이 열한 살 학생이 되면서 교육과 관련한 아이템에 주로 관심이 간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이미 있는 아이템은 사절이다. 이미 존재하는 사업과 경쟁하려면 마케팅 등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에 딱 들어맞는 사업은 들여오는 것만으로도 어느 단계까지는 성장할 수 있어요. 한국에 없는 사업 아이템을 시작해 선점 효과를 누리는 편이 유리하죠.”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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