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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북미정상회담 발표 하루 만에 북한과 미국이 각자의 입장을 다소 강한 톤으로 주장하며 '주도권 싸움'에 나섰다. 백악관은 북한에 대해 회담 전 '구체적인 조치'를 압박하고 나섰고,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제재와 압박에 목소리를 높였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구체적 조치와 구체적 행동을 보지 않고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만남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까지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가 알려진 다음 날 '구체적 조치'를 내세워 북한을 압박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샌더스 대변인은 구체적 조치와 행동이 무엇인지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이 그간 강조해온 대로 비핵화와 관련한 진정성 있는 조치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북한이 일부 핵시설 가동을 중지하거나,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 정부의 공식적 입장 표명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김 위원장과 마주 앉기 전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관련한 북한의 직접적 입장이나 초기적 조치를 원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또 핵실험·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지속하는 것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의 개인 필명 논평을 통해 미국의 대북 제재를 강하게 비난했다. 논평은 "제재와 봉쇄책동으로 우리나라를 고립 질식시켜 무력하게 만든 다음 쉽사리 타고 앉으려 하고 있다"면서 "우리에게는 그 어떤 군사적 힘도, 제재와 봉쇄도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북미정상회담 발표 하루 만에 이런 논평을 내는 것을 보면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미국 정상이 실제 회담장에 마주 앉을 때까지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우리 정부의 계속된 중재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고유환 동국대학교 교수는 "북미 정상 간에 만날 수 있다는 의지는 확인됐지만, 진짜 만날 때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고, 북미 양쪽에 대한 우리 정부의 중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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