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전쟁에 대한 세계 각국의 우려에도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고율관세 부과 조치를 강행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협상을 하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삼았다.

한국은 중국 브라질 일본 영국 독일 등과 함께 관세부과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캐나다와 브라질에 이어 세 번째(미 상무부 기준 340만1000t)로 대미 수출량이 많은 우리 철강업계는 말 그대로 초비상이다. 한국산 철강의 고율관세가 유지되면 현대자동차처럼 미국에 현지공장을 둔 기업들의 원가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는 관세 부과를 23일부터 시행키로 하면서 ‘후속 조치’의 여지를 남겼다. “안보 관계가 중요한 국가가 철강 공급과잉 등의 우려를 해소할 대안을 제시하면 관세를 경감 또는 면제해주겠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충분한 물량과 품질로 생산되지 않는 품목에 한해 미국 기업의 요청이 있으면 관세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일본과 영국, 호주 등은 벌써부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철강관세 부과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보이지 않는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일본은 미국과의 굳건한 동맹관계를 끈질기게 강조하는 전략 외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회원국인 호주와의 공조 대응도 추진하고 있다. 영국 역시 “동맹국 차원의 관세부과 제외를 논의할 것”이라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철강 관세부과가 경제적 이득보다는 11월 중간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결정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하이오, 일리노이, 위스콘신 등 미국 중서부·중북부의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을 겨냥한 조치라는 것이다. 우리가 대응을 잘하면 동맹국으로서 관세부과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일본과 호주, EU 회원국이 다 예외를 인정받고 한국만 고율관세를 부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