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유보금 환수·농가소득 보장 등 해결과제 산적…촛불 계속"
국회서 토론회 열려…"촛불 분노가 촛불 실망 되지 않도록 해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년을 하루 앞둔 9일 박근혜 정권 퇴진 요구 촛불집회를 주관했던 시민단체들은 "촛불이 요구한 개혁과제는 여전히 9%밖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2천300여개 시민단체 모임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퇴진행동 기록기념위는 "촛불 시민은 단지 박근혜 정권의 퇴진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적폐 청산과 대개혁을 요구했다"면서 "정권이 교체된 지 10개월여가 지났음에도 촛불이 요구한 100대 개혁과제는 단 9개만 해결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총수 구속, 검찰 청와대 편법근무 방지, 법인세 인상, 프랜차이즈 등 재벌 모기업의 대리점 갑질 근절, 행정부의 시행령 통치 차단 등은 문재인 정부 들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남북 합의 재확인, 이산가족 상봉·민간교류 복원, 공공임대주택·어린이집 등 공공인프라 확충, 독성평가 없는 화학물질 사용·유통 금지 등의 사안도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들은 재벌기업 사내유보금 환수, 밥쌀 수입 중단 및 농가소득 보장,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가압류 금지, 장애인시설 폐지, 성별 임금차별 및 차별금지법 제정 등 과제는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촛불집회 당시 시민단체들이 '6대 긴급현안 과제'로 꼽았던 세월호 진상규명, 백남기 농민 사건 진상규명,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 중단, 국정교과서 폐지, 노동 개악 중단, 언론장악 금지 중에서도 사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규탄했다.
기념위는 "새 정부 들어 조금은 진전이 있으나 여전히 미흡한 해결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면서 "근본적인 적폐 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위해 촛불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 1년을 맞아 새로운 시대 방향을 고민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국회시민정치포럼과 퇴진행동기념위원회 등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탄핵을 넘어 새 시대를 향한 입법 및 정책과제' 토론회를 열었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촛불 시위'·'촛불 탄핵'·'촛불 대선'을 잇는 마지막 단계로서 '촛불 개혁'을 언급하며 "아직 핵심 과제 입법, 개헌 등 법률을 통한 촛불 개혁은 제대로 시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한국 사회는 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중요한 국가 재조(再造) 국면에 진입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권을 향한 '촛불 분노'가 '촛불 실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실망,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분노, 공정하고 따뜻한 사회에 대한 희망, 민주주의와 국민 주권 회복을 바라는 열망 등이 촛불혁명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불평등·양극화를 해결할 정책이 여전히 실현되지 않은 점, 공직사회의 원칙, 시스템 등을 바로 세우는 개혁 등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언급하며 "촛불 시민혁명은 대충 끝나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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