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업계 아마존 꿈' 줌피자
쉐이크쉑·MS 출신이 창업
로봇·빅데이터로 경영혁신
실리콘밸리서 4800만달러 투자

얇게 펴진 피자 도우에 페페와 조르지오가 소스를 뿌린다. 마르타는 뿌려진 소스를 도우에 넓게 펴는 일을 한다. 피자에 치즈와 갖은 재료들이 올려지면 브루노가 800도에 달하는 뜨거운 오븐에 넣는다. 몇 분 후 다 구워진 피자는 빈첸조가 꺼내서 배달 트럭에 싣는다.

분업이 잘 된 한 피자 가게의 풍경이다.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 한두 명이 하면 될 일을 이토록 많은 이가 나눠서 할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들이 함께 만드는 피자 수가 한 시간에 372판이나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궁금증은 더 커진다.

궁금증은 페페, 조르지오, 마르타, 브루노, 빈첸조의 모습을 보면 풀린다. 이들은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중 하나인 줌피자는 로봇이 만드는 피자를 앞세워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줌피자는 유명 게임 홈월드와 워해머 등을 개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게임기 X-박스 사업을 담당했던 알렉스 가든(사진 오른쪽)과 한국에서도 인기있는 햄버거 가게인 쉐이크쉑에서 분석가로 일하던 줄리아 콜린스(왼쪽)가 2016년 함께 창업한 회사다. 가든 창업자의 로봇과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콜린스 최고경영자의 외식업 관련 전문성을 만나 줌피자가 탄생한 셈이다.

가든 창업자는 “피자업계의 아마존이 되기 위해 줌피자를 창업했다”고 했다. 효율적인 방식으로 피자를 생산해 비용을 절감하고 동시에 맛있는 피자를 빠르게 배송해 미국의 대형 피자 회사인 도미노와 피자헛을 넘어서는 것이 목표다.
줌피자가 로봇을 도입한 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스위스의 로봇 제조회사 ABB로보틱스와 협업해 피자 로봇을 제작했다. 2016년 4월 처음 로봇이 만든 피자가 생산됐을 때는 마르타와 브루노 등 두 대의 로봇만 있었다. 이후 페페와 조르지오, 빈첸조가 추가됐고 최근에는 도우를 얇게 펴는 일도 도우봇에 맡겼다.

치즈를 촘촘히 뿌리고 새우 등 핵심 토핑을 올리는 것은 사람이 한다. 피자를 자르는 것도 사람이 기계를 조작해야 한다. 생산라인에 아직 2~3명의 직원은 필요하다.

피자 배달 트럭에 56개의 미니 오븐을 장착해 배송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피자를 굽는 것도 줌피자의 특징이다. 식은 피자가 배달되는 일은 없다. 배달된 피자 상자를 펼치면 TV 광고에서 나오는 지글지글 끓는 치즈를 보게 된다. 콜린스 최고경영자는 “위성위치기반 분석 알고리즘과 실시간 도로 상황 데이터를 결합해 최적의 배달 경로를 찾아내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 2년간 200만달러(약 22억원)의 매출을 올린 줌피자의 도약은 올해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먼저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10월 4800만달러(약 513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 자금은 주로 배달 지역을 확대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FARM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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