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중견 조선사 처리 방안’을 내놨다. 성동조선은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STX조선은 고강도 자구노력 등을 전제로 자력 생존을 모색한다는 게 골자다. “정부가 두 회사 모두 회생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선별 처리 방침을 밝힌 것이다. 늦었지만 큰 틀에서 구조조정 원칙을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첫 구조조정인 중견 조선사 처리 방안이 갖는 의미는 조선업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 타이어 등 줄줄이 이어질 한국 산업의 구조조정 성패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8년간 10조원 넘게 지원받고도 부실이 늘어 결국 ‘청산과 회생의 갈림길’에 선 성동·STX조선 사례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구조조정의 시급성을 알고도 책임을 서로 떠넘긴 전 정부들과 채권단이 낳은 재앙이다. 현 정부도 ‘산업적 측면과 지역경제·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겠다’며 구조조정을 10개월 미뤘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생존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구조조정 원칙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한계 기업들에 대한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지역과 정치권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정부와 채권단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경제 논리에 따라 신속하게 정리할 기업은 정리하고, 살릴 기업은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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