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캐나다·호주 등 11개국이 ‘포괄·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서명함으로써 아시아·태평양을 아우르는 대형 경제협력체가 탄생하게 됐다. 지난해 1월 불참을 선언한 미국이 복귀를 시사한 터여서 TPP 참여국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참여가 현실화한다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37%를 점하는 TPP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 경제권이 된다.

세계 무역환경에 큰 변화가 예상돼 우리 정부도 초미의 관심을 갖고 대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TPP는 경제동맹이면서 안보동맹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협상 초기에 지켜보기만 하다가 창립국 지위를 놓친 우리 정부는 여전히 미온적이다. 정부는 어제 “TPP 가입 여부를 연내 결정하겠다”고 했다. 3년 전에도 “조속히 결정하겠다”고 해놓고 손을 놓다시피 했다.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의식했기 때문이었다.
글로벌 통상전쟁 와중에 한국의 TPP 참여는 여러모로 유효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벌이고 있는 한국에 다자간 협정 참여는 운신의 폭을 넓혀줄 것이다. 중국은 TPP보다 RCEP이 탄력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럴 때 한국이 TPP에 힘을 실어주면 중국엔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다. 일본과는 FTA 체결 효과를 낼 수 있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에 대한 한국의 영향력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이 TPP가 출발했다고 해서 마냥 손을 놓고 있다간 국제 통상무대에서 고립될 수 있다. 지난 정부에서 여러번 TPP 참여 기회를 놓친 실수를 되풀이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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