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LED TV 3대 키워드
인공지능·콘텐츠·가격

뉴욕타임스·로이터와 제휴
TV 안봐도 뉴스·날씨 보여줘
24시간 '콘텐츠 허브' 담당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합리적 가격으로 차별화
한국선 4월 중순부터 판매

삼성전자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2018년형 QLED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오른쪽)과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CEO가 ‘앰비언트 모드’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발을 다친 톰슨 CEO는 이날 보조기구까지 써 무대에 나오는 열정을 보여줬다. 삼성전자 제공

세계 TV 시장 규모는 벌써 몇 년째 줄고 있다. 젊은 세대가 TV가 아니라 모바일 기기로 동영상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어서다. TV 업계가 3차원(3D), 초고화질(UHD) 등 매년 신기술을 도입해온 건 이런 수요 감소를 이겨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3D 기술은 어지럽다는 비판과 함께 곧바로 도태됐고, UHD는 이미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아 더 이상 차별화 요소가 아니다.

글로벌 TV 업계 1위 삼성전자(47,400150 0.32%)가 올해 들고나온 카드는 △인공지능(AI) △콘텐츠 △합리적 가격이다.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옛 증권거래소에서 2018년형 QLED TV를 처음 공개했다. 국내외 800여 명의 기자와 유통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AI로 더 똑똑해진 스마트TV

인터넷과 연결돼 편의성을 높인 스마트TV 기술은 AI를 만나 더 똑똑해졌다. 몇 년 만에 업계 표준이 돼버린 UHD TV지만 콘텐츠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삼성은 이를 첨단 AI 칩으로 극복했다. 원본 콘텐츠 화질을 검색해 8K(해상도 7680×4320) 수준의 초고화질로 변환해준다. 수만 개 영상을 머신러닝을 통해 학습한 AI 칩이 밝기와 번짐, 색깔 등을 보정해준다.

이 기술을 앞세운 삼성은 올해 75인치 이상 제품을 주력으로 정했다. 이날 행사에서도 75, 82, 88인치 등 초대형 TV를 대거 선보였다. 그동안 큰 TV 화면에 어울리는 콘텐츠가 모자랐지만, AI가 이를 보완해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은 전 세계 169만 대 규모로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AI는 TV 조작의 편의성도 높인다. “유튜브에서 된장찌개 만드는 법 영상 찾아줘” “지난주에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 보여줘”라고 지시하면 음성인식 플랫폼 ‘빅스비’가 이를 인식해 관련 영상을 보여준다. 삼성은 또 스마트폰으로 TV를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기기를 쉽게 연동될 수 있게 하는 이른바 ‘원삼성’ 전략에 따른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자기기를 파는 삼성전자의 장점을 극대화한 전략이다.

◆뉴스·사진 보여주며 ‘24시간 동반자’
TV를 켜 놓는 시간은 길어야 하루에 4~5시간에 그친다. 나머지 시간 동안 TV는 아무 역할을 하지 않는다. 그저 벽 한쪽을 덩그러니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삼성은 이런 TV를 24시간 맞춤형 콘텐츠를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기기로 재정의했다. TV를 보지 않을 때 TV가 알아서 날씨와 뉴스, 그림, 사진 등을 배경음악과 함께 보여주는 식이다. 이를 위해 뉴욕타임스, 로이터통신 등 언론사와도 제휴를 맺었다.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행사에서 “TV 스크린을 통해 언제든 뉴스를 전달하는 이른바 ‘앰비언트 모드(ambient mode)’는 뉴스 전달의 새로운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종일 켜져 있으면 전기료가 많이 들지는 않을까. 삼성은 추가되는 전기료가 한 달 평균 100원 미만일 것으로 추산했다. 주위 밝기 등에 맞춰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고, 15분간 4~5m 앞에 움직임이 없으면 아예 꺼져버린다.

◆합리적 가격으로 승부

삼성 TV는 그동안 프리미엄 전략을 펴왔다. 최고 품질의 제품을 내놓되 가격도 가장 높게 책정했다. 하지만 전자제품은 시간이 갈수록 값이 떨어진다. 판매 초기에 비싼 값을 주고 TV를 산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던 이유다.

삼성은 올해 TV 가격 정책을 바꿨다. 처음부터 합리적 가격을 제시해 향후 하락폭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초 미국에서 55인치 QLED TV(7시리즈 기준)를 2999달러에 출시했지만, 올해 신제품은 1999달러에 내놓는다. 30%가량 낮췄다.

주변기기의 선은 물론 전원선까지 하나의 투명 케이블로 통합한 ‘원 인비저블 커넥션’도 적용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모든 디바이스는 스스로 알아서 움직여 사람들이 시간을 좀 더 가치 있는 곳에 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제품은 미국에서는 오는 18일부터, 한국에선 다음달 중순 출시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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