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의 큐레이션 쇼핑몰
월1만원 한도 반품비 캐시백
"패션·뷰티 충성 고객 확보"

옥션·G마켓보다 몸집 가벼워
혁신 지속… 거래 8000억 돌파
이베이코리아는 2013년 쇼핑사이트 ‘G9’를 출범시켰다. 전문가들이 상품을 골라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내걸었다. 업계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옥션과 G마켓이라는 양대 오픈마켓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가 굳이 또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 필요가 있냐”는 의견이 많았다. 옥션과 G마켓 고객이 G9로 분산될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G9는 5년간 혁신을 통해 이 우려가 기우였다는 것을 보여줬다. G9의 거래액은 급증했다. 지난해 거래액은 8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행인 △가격 할인율 표시 △배송비 △옵션가 등을 모두 없앤 ‘3무(無) 정책’을 통해 이뤄낸 성과다. G9는 8일 네 번째 파격적인 실험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네 번째 파격 “반품비 지원”

네 번째 서비스는 업계 처음으로 반품 배송비를 받지 않기로 한 것. 소비자가 반품하면 함께 결제한 배송비까지 돌려준다. 반품이 확인된 다음날 G9캐시로 캐시백한다. 돌려받은 G9캐시는 다음 주문 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내용도 파격적이다. 사이즈가 맞지 않거나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등 단순 변심에 따른 반품에도 배송비를 돌려준다. G9는 다만 무분별한 반품을 막기 위해 캐시백 한도를 월 1만원으로 제한했다. 해외직구, e쿠폰 등 반품 배송비 책정이 모호한 품목은 해당 서비스에서 제외했다.

소비자들은 한 달에 2회 정도 반품을 사실상 무료로 할 수 있다. 택배업체들이 이커머스 기업과 계약한 배송 단가는 약 2500원이다. G9를 비롯한 대부분 오픈마켓과 인터넷 쇼핑몰에 반품하면 지금까지는 배송 택배비 2500원, 반품 택배비 2500원 등 5000원을 부담해야 했다. 월 1만원까지 캐시백을 받으면 월 2회 정도 무료 반품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김정남 이베이코리아 G9 총괄본부장은 “반품비 부담이 줄면 패션, 뷰티 등 반품이 잦은 품목의 매출이 늘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쇼핑의 시작인 주문부터 배송, 반품까지 전 과정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주는 쇼핑사이트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가벼운 몸집’… G9는 혁신 실험장

이베이코리아가 옥션 G마켓 G9 등 3대 플랫폼 가운데 유독 G9를 통해 파격적인 실험을 지속하는 이유는 몸집이 가볍기 때문이다. 각각 10만~20만 명의 판매자가 1억 개 이상의 상품을 판매하는 옥션, G마켓과 달리 G9의 판매자는 약 2만명, 상품 수는 약 300만 개에 불과하다. 연간 거래액 규모가 7조~8조원에 달하는 옥션과 G마켓에선 실행하기 어려운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기에 적합하다.

여타 플랫폼과 다른 G9의 특성도 혁신에 유리하다. 이커머스업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큐레이션 쇼핑사이트인 G9는 판매자와 소비자를 단순히 중개하는 오픈마켓과 성격이 다르다. G9의 상품 담당자들은 트렌디하고 인기 있는 제품만을 선별해 모바일과 웹사이트에 제시한다. 주문자 가운데 20~30대 비중이 유독 높은 것도 유행하는 상품을 신속하게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G9가 2016년 2월부터 도입해 시행 중인 3무(無) 정책은 G9의 핵심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전 상품을 무료로 배송하고, 추가 옵션금을 없애 상품을 구매할 때 처음 본 가격 그대로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할인율 표기를 없앤 것도 소비자를 헷갈리지 않게 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혁신의 결과는 거래액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여 개국의 3만~5만여 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해외직구 거래액은 지난해 227% 급증했다. 가구·리빙(132%), 스포츠·레저(90%), 디지털·컴퓨터(85%), 가전(83%), 주방·생활용품(77%) 등의 거래액도 크게 늘어났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