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Study - 금융 인사이트 (1)

주가는 기업 수익이 결정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요인은 '할인율'

선진국은 낮은 할인율 적용받아
기업 가치 증가로 이어지지만
물가 높고 변동성 큰 신흥시장선
할인율 높아 가치 덜 늘어나

Getty Images Bank

평창에서 열린 17일간의 동계올림픽이 끝났다. 올림픽은 클럽이나 민족 간 경쟁이 아니라 국가 대항전이다. 그래서 올림픽에 나가는 선수들은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 대표’다. 캐나다 출신 아이스하키 선수 중 일부는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귀화해 한국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운동 대표라면, 돈을 잘 버는 기업이 기업 대표일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는 삼성전자이고, 미국은 애플이나 아마존 등일 것이다.

경제와 주식시장에서의 ‘지구 대표’는 누구일까. 우주에 지구 대표로 나가야 하는 국가가 있다면 미국일 것이다. 그리고 하나의 기업이 나간다면 애플 정도가 될 것이다. 규모로 보면 미국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인 80조달러의 24.6%인 19조달러를 차지하고 있고, 애플은 시가총액이 9000억달러로 세계 시가총액인 90조달러의 1% 수준에 이르기 때문이다.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지구 대표는 미국과 애플이지만, 중국의 급성장을 감안하면 조만간 중국과 알리바바가 미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그럴 확률은 높지 않다. 지난 1년간의 성장만 보면 미국은 주가상승률이 25%가 넘는다. 중국의 6.6%를 훌쩍 뛰어넘었다. 최근 6년을 비교하면 더 놀랍다. 미국의 연간 주가상승률은 12.5%로 중국의 7.0%를 크게 넘어서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중국의 대표 기업인 알리바바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 상장돼 있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재미있는 궁금증이 생긴다. 경제성장률은 중국이 더 높은데 주가상승률은 왜 미국이 더 높을까. 알리바바는 왜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 상장했을까. 그 비밀은 ‘할인율’에 있다. 예금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100원을 예금하고 금리가 10%라면 1년이 지나면 110원, 2년이 지나면 121원을 받게 된다. 금리가 10%라면 2년 뒤에 받을 121원이나 현재의 100원이나 동일한 가치를 지니게 된다. 극단적으로 금리가 100%인 경우는 어떻게 될까. 100원은 1년 뒤 200원 2년 뒤 400원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2년 뒤의 400원과 현재의 100원은 같은 가치다.

주식의 경우로 바꿔 보자. 만일 1년 뒤 100원의 이익을 예상하는데 할인율이 10%인 기업은 가치가 91원이 되지만, 할인율이 100%인 기업의 기업가치는 50원이 된다. 같은 100원을 벌어도 기업가치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 게다가 기업가치는 한 기간이 아니라 장기간의 미래 이익을 모두 할인해 합산한다. 이익도 중요하지만 할인율도 중요한 이유다. 대부분 선진국은 낮은 할인율의 적용을 받아 기업가치가 증가하지만, 신흥시장은 높은 할인율의 적용을 받아 가치가 덜 증가한다.
주식시장에서 낮은 할인율은 높은 주가수익비율(PER)로 이어진다. PER은 동일한 이익에 비해 몇 배에 거래되는가로 측정된다. PER이 10이라는 것은 주가가 기업이익의 10배에서 거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PER이 낮다(예를 들어서 PER=5)는 것은 동일한 이익에 비해 주가가 싼 것으로 인식돼 왔다.

이 말은 얼핏 맞아 보이지만 틀린 말이다. 블룸버그 등의 자료를 보면 최근 15년간 미국의 평균 미래수익 대비 PER(이하 같은 비교)은 14.7, 중국은 11.6배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우 PER이 13배에 있으면 저평가 상태지만, 중국의 경우는 고평가 상태라는 것이다. 할인율과 PER로 설명이 된다.

할인율과 PER의 관계를 다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물가가 낮고 변동성이 낮은 나라는 할인율이 낮다. 그런 나라는 PER이 높아지게 된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해당된다. 중국은 어떨까. 물가가 높고 변동성이 커 할인율이 크고 PER이 낮아진다. 알리바바는 미국의 대표선수(미국 증시상장)가 돼 더 높은 PER 적용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수출 비중이 높아 해외경기에 민감한 점, 남북으로 분단된 현실 등이 감안돼 할인율이 높다. 그런 이유로 미국에 비해 낮은 PER 적용을 받아 왔다. 한국의 PER(9.2배)이 미국의 PER보다 낮고, 그래서 한국주식이 저평가돼 있다는 이야기는 틀린 분석이다. 사과는 사과와 비교해야지 사과를 오렌지랑 비교하면 안 되는 것이다.

세계에서 할인율이 가장 낮고 PER이 높은 나라는 어디일까. 정답은 일본이다. 일본의 PER은 16.2배다. 꼭 기억해야 할 점은 주가를 결정하는 눈에 보이는 요인은 수익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요인은 할인율이라는 것이다. 금융은 아는 만큼 보인다.

최일 < 이안금융그룹 대표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