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3개 대회 마치고 잠시 귀국…"꾸준히 톱20 안에 드는 선수 되고 싶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 뛰어든 고진영(23) 앞에 붙은 수식어가 '루키'에서 '슈퍼루키'로 변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준비된 신인왕'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고진영은 지난달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정상에서 오르면 LPGA 투어 67년 만에 데뷔전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반짝 선전'에만 그치지 않고 다음 주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에선 공동 7위, 그다음 주 HSBC 월드챔피언십에선 공동 6위를 했다.

현재 LPGA 상금, 신인상 포인트,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첫 시즌을 기분 좋게 출발한 후 짧은 휴식기를 이용해 잠시 귀국한 고진영은 7일 자신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며 "한국 팬들의 응원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당초 예정보다 많은 대회를 뛰면서 뒤로 밀렸던 일정을 소화하느라 한국에 와서도 개인 시간을 거의 가지 못했다고 했다.

인터뷰도 전화와 서면으로 진행됐다.

작년까지만 해도 미국 진출에 대해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며 늘 신중했던 고진영은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직행 티켓을 거머쥔 후에도 한동안 망설였다.

망설인 것이 무색할 만큼 맹활약하고 있는 그는 "성적에 관계없이 후회하지 않기 위해 미국 진출을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즐겁게 경기를 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비회원 자격으로 여러 차례 LPGA 대회에 출전했지만 이젠 회원으로서 출전한 것이라 마음가짐도 다르다.
고진영은 "환경도 잘 돼 있고, 좋은 선수들과 경기할 수 있는 것도 좋다"며 "해외 교민들이 현장에 많이 찾아와 응원해주셔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국 진출을 결심하고 나서 고진영은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통해 쇼트 게임을 중점적으로 훈련하고, 장거리 이동이 많은 빡빡한 투어 일정에 대비해 체력 훈련도 신경 썼다.

피나는 훈련의 결과가 시즌 초반 좋은 결과로 이어졌지만 퍼팅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에는 아쉬움이 많다고 했다.

오는 15일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LPGA 투어 일정이 시작되면 체력 관리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고진영은 "동선을 보면 정말 쉽지 않은 일정이 될 것 같다"며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컨디션 조절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낯선 미국 생활을 앞둔 고진영에겐 이미 다른 한국 선수들과 LPGA 무대를 경험한 캐디 딘 허든의 동행이 큰 힘이 된다.

또 "LPGA에 진출한 한국 언니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진영은 말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무엇이 가장 그리울 것 같은지 묻자 고진영은 부모님, 강아지 '대박이'와 함께 매운 떡볶이를 꼽았다.

이번에도 귀국하자마자 먹었다는 특정 브랜드의 매우 매운 떡볶이는 미국에 가면 쉽게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오는 11일 미국으로 떠나는 고진영은 "기록은 신경 쓰지 않고 매 시합 매 라운드를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항상 꾸준하게 톱20에 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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