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0여개 호텔 들어서
2013년 메리골드호텔이 포문
2016년 아만티 들어서며
"홍대 상권도 호텔사업 된다" 확산

서교호텔 5년간 재건축 마치고
내달 '라이즈 오토그래프' 개장

1월 문 연 롯데호텔 L7 '인기'
8월엔 애경그룹 호텔·사옥 조성

2030 젊은이들 선호
연남동·망원동으로 상권 확장
중국인 개별 관광객 몰리고
일본 등 다른 지역 외국인도 많아
내국인 비중도 20%로 높은 편

1980년대 서울 홍대 주변에는 ‘108 작업실’이 많았다. 보증금 100만원, 월세 8만원짜리 작업실을 이렇게 불렀다. 2호선 홍대입구역 서쪽은 임대료가 쌌다. 미대생과 젊은 작가들이 몰려들었다. 임대료가 오르자 젊은 작가들은 줄었다. 대신 출판사, 독립음반제작사, 기획사, 소규모 공연장 등이 들어서 2000년대 ‘인디 문화’의 중심이 됐다. 지금은 대형 클럽과 카페, 패션숍이 들어서 분위기는 퇴색했다. 하지만 여전히 독특한 홍대만의 분위기를 찾는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홍대 문화’를 만들어낸 108 작업실 자리가 이들 관광객을 맞기 위한 호텔로 바뀌고 있다. ‘예술의 거리’가 ‘호텔의 거리’로 변신 중이다.

라이즈·홀리데이인 등 연내 문 열어

‘홍대 호텔 거리’는 양화로 일대를 말한다. 동교동 삼거리에서 시작해 2호선 합정역까지 구간이다. 양화로 큰길을 사이에 두고 호텔들이 빼곡하게 들어서고 있다. 주로 1박에 10만원 선의 비즈니스호텔이다. 2013년 2월 ‘메리골드호텔’과 ‘호텔 더 디자이너스 홍대’ 등 중소형 호텔이 들어선 게 시작이었다. 이후 ‘아만티호텔’, ‘나인브릭호텔’ 등이 문을 열었다. 업계에선 아만티호텔을 의미 있게 보고 있다. 옛 청기와예식장 자리에 2016년 6월 생긴 아만티호텔은 큰 인기를 끌었다. 비즈니스호텔인데도 야외 수영장 같은 특급호텔급 부대시설을 갖춘 덕분이었다. 업계에 ‘홍대 상권에서도 호텔 사업이 된다’는 확신을 준 계기가 됐다.

올해는 주류 호텔 브랜드가 가세했다. 지난 1월 말 롯데호텔의 부티크 브랜드 ‘L7’이 아만티호텔 인근에 문을 열었다. 객실 수가 340개로 아만티호텔의 두 배가 넘는다. 옥상에 루프톱바와 수영장을 설치한 게 특징이다. 서재, 당구장, 게임장 등 젊은 층이 좋아하는 콘텐츠로 호텔을 채웠다.

다음달엔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이 문을 연다. 이 호텔은 옛 서교호텔 건물을 헐고 새로 지었다. 아주그룹은 메리어트 계열의 프리미엄 브랜드 오토그래프 컬렉션을 이 호텔에 도입해 홍대 랜드마크로 키울 계획이다. “홍대 지역 특색을 반영해 국내외 작가들이 협업해 만든 예술작품을 설치하고 인테리어도 독특하게 할 것”이라고 아주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오는 8월에는 공항철도 홍대입구역 역사에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가 들어선다. 애경그룹은 신사옥을 지으면서 호텔과 사무실, 상업시설이 어우러진 복합 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호텔 운영은 계열사 제주항공이 맡는다.

개별관광객·힙스터 선호

홍대는 과거 호텔 입지로는 인기가 없었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광화문과 시청 인근, 강남을 선호했다. 관광객은 궁궐 투어와 쇼핑이 편한 명동을 찾았다. 가장 큰 손님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이 특히 그랬다.

작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상황이 변했다. 명동 호텔은 유커 급감으로 타격을 받았다. 명동 지역 호텔은 50%도 차지 않고 있다. 이 수치가 70%를 넘겨야 이익을 낸다.

홍대에 있는 호텔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다. 홍대 호텔은 주로 중국인 개별 관광객 ‘싼커’가 많이 찾는다. 이들은 사드 보복 이후에도 꾸준히 한국을 찾고 있다. 일본, 태국 등 다른 나라 관광객도 많다. 주류 문화를 따르지 않고 개성과 스타일을 좇는 ‘힙스터’들이 홍대 지역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홍대에 있는 호텔은 내국인 비중도 높다. 내국인 투숙객이 20% 정도로 서울 시내 일반 호텔 평균(약 10%)을 두 배나 웃돈다. 지방에서 올라온 방문객, ‘홍대 클럽’에서 밤을 보낸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한다. L7 홍대는 주말 점유율이 70~80%에 이른다. “문을 연 지 한 달밖에 안 된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란 게 롯데호텔 관계자의 설명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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