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 최근 복당해 6.13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정봉주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폭로가 나왔다. 사진=한경DB

6.13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출마를 예고한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현직 기자의 폭로가 나왔다.

현직 기자 A 씨는 지난 6일 국내 한 언론사와의 기자 지망생 시절이던 지난 2011년, 정 전 의원이 호텔로 불러내 키스를 시도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밝혔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열풍이 한창이던 지난 2011년 '나꼼수' 애청자였던 A 씨는 당시 K 대학에서 열린 정 전 의원의 강연을 들은 후 친구들과 함께 정 전 의원에게 사진을 찍자고 요청했다. 정 전 의원은 A 씨에게 "어느 대학에 다니냐"고 물었고, A 씨는 "S 대학에 다닌다"고 답했다. 그러자 정 전 의원은 "곧 S 대학에서도 강연을 한다. 그때 또 보자"며 명함을 건넸다.

얼마 뒤 강연이 열린 S 대학에서 정 전 의원은 "'나는 몇십억 빚이 있는 부자다"라고 말하며 낙수효과의 부조리 등에 대해 강연했다. A 씨는 "내용에 공감했고, 그래서 더 '정치인 정봉주'를 지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A 씨는 "정 전 의원은 강연을 들은 학생들 수십여 명과 함께 S 대학 근처에서 뒤풀이를 했다. 자연스러운 뒤풀이 자리를 통해 A 씨와 A 씨 친구 서너 명은 정 전 의원과 친해졌다. 이후 정 전 의원은 "바쁘냐", "뭐 햐냐"는 연락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A 씨에겐 공식적으로 쓰는 휴대전화가 아닌 다른 한 대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며 '이 번호로 연락하라'고 했다. A 씨는 이상하다는 생각에 그의 연락을 피했다고 전했다.

그러다가 2011년 12월 22일, 정 전 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 판결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이 들렸다.
정 전 의원은 다시 A 씨에게 집요하게 연락했다. 2011년 12월 26일 수감되기 전 정 전 의원은 '감옥 들어가기 전에 한 번만 얼굴을 보고 가고 싶다'고 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망설였지만 동정심이 생겼다. 맞는 말을 했는데 억울하게 감옥 생활을 해야 하는 그가 안타깝게 느껴졌다. 만나서 차를 마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렉싱턴 호텔(현 켄싱턴 호텔) 1층 카페에서 만나기로 한 뒤 약속 장소에 도착한 A 씨는 호텔 직원의 안내를 받고 룸으로 갔다. 한 시간 쯤 앉아있자 정 전 의원이 들어와 "'보고 싶었다', '남자친구는 있냐', '내가 너에게 코도 (성형수술) 해주고 다른 것들도 많이 해주려고 했는데 이렇게 감옥에 들어가게 돼서 미안하다', '종종 연락하겠다' 등 이상한 소리를 했다.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약속이 있어 나가봐야겠다'고 하고 자리에서 황급히 일어났다"고 A 씨는 말했다.

이어 A 씨는 "따라 일어선 정 전 의원이 갑자기 다가와 '마지막으로 포옹을 하자'며 나를 안았고, 갑자기 키스를 하려고 얼굴을 제 앞으로 들이밀었다"고 폭로했다.

놀란 A 씨는 정 전 의원을 밀치고 룸에서 빠져나왔다. 룸 밖에 사람들을 의식해 정 전 의원이 뒤따라오지는 않았다.

2012년 12월 25일 만기 출소한 뒤에도 정 전 의원은 여전히 A 씨에게 끈질기게 연락을 해왔다. A 씨가 가슴 속에만 담아뒀던 7년 전 일을 폭로하기로 마음먹은 결정적인 계기는 정 전 의원이 최근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밝히면서다.

A 씨는 "이런 파렴치한 사람에게 그런 큰 일을 맡길 수 없다. 서울시는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데, 이 사람이 가장 위험한 사람이니까"라고 말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에 대해 "답변할 이유가 없다"며 "명예훼손 등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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