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아! 실패없는 첫 라운드 5계명

♣♣Getty Images Bank

‘지난 겨울 당신이 한 일을 알고 있다.’

스릴러 영화에 나오는 대사가 아니다. 골퍼인 당신의 몸이 당신에게 보내는 무언의 경고다. 마음과 생각이 앞서기 마련인 봄 골프에 ‘과욕은 금물’이라는 경구가 가장 확실한 ‘무기’임을 자각해야 한다는 얘기다. 골프는 뿌린 대로 거두는 게임이다. “동계훈련의 땀과 눈물만큼 성적이 나오더라”는 챔피언들의 고백은 이의 방증이다. 자신의 실력과 몸 상태에 맞는 균형감을 찾지 못한다면 힐링이 돼야 할 골프가 자칫 ‘킬링’이 되기 쉽다. 결국 마음이다. 봄 골프를 화끈하게 즐길 수 있는 ‘힐링 골프’ 5계명을 모았다.

(1) 1번, 10번홀을 경계하라

시즌 첫 골프를 앞두고 있다면 더욱 돌아가야 한다. 그럼에도 마음은 페어웨이를 질주할 것이다. 통제하는 게 쉽지 않다면 한 가지만 명심하자. 1번홀과 10번홀에서만큼은 차분해지자는 것이다. 지나친 각성(覺醒)상태, 즉 기대감과 불안감 때문에 미스샷이 나올 확률이 가장 높은 지점이 이 두 곳이라는 게 멘탈 전문가들 말이다. “첫 홀에서 모든 문제의 첫 단추가 끼워진다”는 얘기다. 하지만 조심스러워지는 1번홀보다 과감해지는 10번홀을 더 경계해야 한다는 전문가도 많다. 잘 친 전반 홀을 더 빛나게 하려는 욕심이 절정에 이르거나, 망친 전반을 만회하려는 조급함이 앞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장 보수적이어야 할 때가 1번, 10번홀이다. 비워야 즐겁다.

(2) 마음으로 돌아라

첫 골프의 긴장감과 흥분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라운드를 하기 전 머릿속으로 ‘이미지 라운드(image round)’를 하는 것이다. 뇌를 속이는 일종의 ‘셀프 트릭’이다. 마치 실제 라운드한 것 같은 가상의 기억을 뇌에 전달하면 자신도 모르게 예민해진 신경이 완화된다는 게 멘탈 전문가들 조언이다. 자신의 골프 습관과 똑같이 상상할수록 좋다.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가는 순간부터 프리샷 루틴을 하고 에이밍을 한 다음 편안하게 샷을 하며, 페어웨이를 걸어가 다시 세컨드 샷을 한 뒤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를 하고, 퍼팅을 해 홀아웃하는 최종 단계까지 그대로 재연한다.

조던 스피스(미국), 제이슨 데이(호주) 등 톱랭커들도 라운드 전 빼먹지 않는 게 이 이미지 라운드다.

(3) 작은 것에 집중하라
긴장 상태를 이완했다면 그 다음은 집중이다. 집중의 순도를 높이는 기술이 있다. 바로 ‘점(點)’이다.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간 뒤 에이밍하는 순간부터 점을 찍기 시작해야 한다. ‘OB만 내지 말자’는 식으로 두루뭉술해선 안 된다. 공을 떨어뜨릴 지점을 ‘벙커 옆 작은 나무 왼쪽’처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그래야 타깃과 공을 연결하는 비구선을 그릴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이 티 위에 올려져 있는 공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공의 딤플 한 개, 또는 유성펜으로 미리 찍어둔 점에 시선을 집중하면 좋다. 자신만 들릴 수 있는 작은 소리로 ‘딤플, 딤플’ 또는 ‘나무, 나무’처럼 목표물을 되뇌는 것도 샷의 몰입도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다.

(4) 자책하지 말라

성공한 프로골퍼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즐겨야 골프가 되더라’이다. 잘 쳐야 한다는 생각, 실수를 해선 안 된다는 집착 자체가 부담으로, 근육의 경직으로, 미스 샷으로 더 많이 연결된다는 경험칙이다. 하지만 아마추어 골퍼가 그날따라 ‘이상하게 안 되는’ 골프까지 즐기기란 쉽지 않다. 불만과 짜증, 분노 등이 쌓이다 급기야 ‘내 골프는 안 돼!’라는 식의 ‘자학형 골프’로 몰락하기도 한다.

자신감이 절대적인 프로들이라면 치명적인 일이다. 아마추어도 마찬가지다. 이때도 멘탈 기술이 필요하다. 만만하되 안전한 ‘화풀이 대상’을 정해놓는 일이다. 나뭇잎, 솔방울을 공 삼아 힘차게 연습 스윙하거나 벙커에서 맘껏 모래를 파보는 것이다. 한 유명 투어 프로는 화를 푸는 방법을 이렇게 귀띔했다.

“자책하기 시작하면 프로는 끝이다. 그래서 기술적으로 캐디 탓을 한다. 내게로 향하는 칼끝을 일단 피하기 위해서다. 물론 캐디를 곧바로 마음으로 용서한다. 진짜 캐디에게 화를 내는 건 절대 아니다.”

(5) 과거는 잊어라

골프의 한 라운드는 대개 72번의 스트로크로 완성된다. 기본적으로 72번의 샷(또는 퍼팅) 기회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고수들은 ‘한 개 샷’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현재의 한 개 샷에만 집중하는 게 절대적임을 강조한 말이다. 과거의 아쉬움은 현재의 독이다.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타이거 우즈(미국)의 말에는 기상 상태나 장애물 등이 대다수지만, 지나간 과거도 포함돼 있다. 잊어야 즐겁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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