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프로들의 실전 퍼팅기술 5 가지

“쇼트게임에 집중했어요.”

동계훈련을 끝낸 투어 프로들이 봄시즌을 맞을 때마다 한결같이 말하는 레퍼토리다. 그중에서도 신경을 쓴 게 뭐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퍼팅’이라고 말한다. 하루 14시간씩 퍼팅 연습을 했다(왕정훈)는 선수도 있다. 수천만원씩을 들여 해외 유명 티칭 프로를 찾아가는 원정파도 많다. ‘퍼팅은 돈’임을 체감하고 있는 프로들이니, 그 돈이 아깝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마추어들이 가장 시간 투자를 안 하는 것도 퍼팅이다. 라운드 전 5분만 투자해도 확 달라지는 게 퍼팅인데도 그렇다. 그러고도 잘 치겠다니 연목구어(緣木求魚)다. 투어 프로들의 실전 퍼팅기술 다섯 가지를 모았다.

1 직선 쇼트 퍼팅이 우선이다 - 지한솔

긴 거리 퍼팅은 감을 익혀야 거리를 맞출 수 있다. 여기엔 지난한 연습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다. 겨우내 제대로 된 연습 한 번 못하고 라운드가 닥쳤다면 짧은 퍼팅 연습이 ‘가성비’가 좋다. 성공할 경우 심리적인 만족도가 높고, 반대로 실패하면 심리적 충격도 큰 게 짧은 퍼팅이다. 연습 거리는 홀에서 1.5~2m 떨어진 곳이 가장 적당하다. 일명 ‘오케이’를 받을 확률이 거의 없는 거리다. 가장 불안한 거리이기도 하다. 연속으로 5개가 들어갈 때까지 꾸준히 반복하는 게 가장 좋다. 지한솔 프로는 “롱퍼팅 성공률은 어차피 프로나 아마추어나 크지 않다.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단기간에 효과를 보려면 쇼트퍼팅이 답이다”고 말했다.

2 퍼터 페이스 각도가 중요하다 - 김세영

짧은 퍼팅에서 공이 굴러가는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페이스 각도다. 스트로크 실수로 퍼팅 방향이 타깃을 향하지 않더라도 페이스 각도만 잘 맞으면 원하는 방향으로 공이 굴러간다는 얘기다. 짧은 퍼팅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선 짧고 강하게 치라는 조언이 많은 것도 그래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세영은 “짧은 퍼팅은 그립을 견고하게 잡고 강하게 홀 뒷벽을 맞고 들어가게 자신 있게 친다. 이때 퍼터 페이스를 직각으로 유지하려 신경 쓴다”고 말했다. 퍼터 페이스를 직각으로 유지하는 간단한 연습이 있다. 종이박스의 평평한 면을 쳐보는 연습이다. 박스가 좌우 모서리가 비틀어진 채 앞으로 튀어나가면 페이스가 열리거나 닫혀 있다는 얘기다. 거실 벽 직각 모서리의 한 면을 공처럼 삼아 퍼팅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직각 유지 여부가 금세 드러난다.
3 눈동자로 퍼터를 따라가라 - 박결

머리 고정은 퍼팅의 기본이다. 하지만 이를 철칙처럼 지키려다 몸이 틀어지고 마는 게 아마추어들이 흔히 겪는 오류다. 그렇다면 차라리 머리가 조금씩 움직이더라도 일관성에 초점을 맞추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여기에 동의하는 선수가 박결 프로다. 그는 “머리가 공을 따라가는 게 오랜 습관이었는데, 이를 어느 정도 받아들여 일관성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눈동자로 퍼터 헤드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거리가 늘어나면 머리가 움직이는 폭도 커지고, 거리가 짧아지면 머리가 움직이는 폭이 줄어든다. 퍼팅 어드레스를 한 뒤 홀을 바라볼 때 뒤통수는 그대로 있지만 턱을 움직여 홀컵을 바라보는 것과 비슷한 동작으로 스트로크를 하는 것이다. ‘퍼팅 달인’ 박인비도 같은 방식을 쓴다.

4 리듬만 생각하라 - 유현주

“똑~딱, 저는 이것만 생각해요.”

복잡한 생각은 퍼팅의 최대 적이라고 유현주 프로는 말한다. 이런저런 기술을 동원하려고 생각을 많이 할수록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조던 스피스(미국)가 “(감을 살리고)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연습 스트로크도 하지 않고 최대한 빨리 퍼팅을 끝내려고 한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실전에 들어가기 전 연습그린에서 자신이 가장 편안한 자세로 편안하게 스트로크했을 때 평지에서 몇m 정도 굴러가는지 확인해보면 그날 하루의 퍼팅 거리감을 조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유현주 프로는 조언했다.

5 홀을 자주 보라 - 전인지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퍼팅에서도 극명히 드러난다. 투어 프로들의 공통점은 홀컵 또는 공을 굴려 지나가게 할 지점을 몇 번이고 쳐다본다는 점이다. 반대로 하수인 아마추어 골퍼들은 많아야 한두 번 힐끗 보는 게 전부인 경우가 열에 아홉이다. 공과 퍼터,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 불필요하게 집중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습관이다. 전인지는 “그린에 올라가면서부터 발바닥 감각과 눈을 최대한 활용해 거리감을 느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는 물론 LPGA에서도 홀을 가장 많이, 그리고 오랫동안 바라보는 선수 중 하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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