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사업에 반대하는 미동의자가 있으면 조합이 매도청구권을 행사해 사실상 강제로 매수할 수 있다. 그런데 경기 불황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없게 된 재건축조합이 매도청구권을 행사해 판결까지 받아놓고도 사업 여건이 될 때까지 수년간 매매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방치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때 미동의자로선 피해가 막심하다. 매도판결 내용이 ‘소유권이전등기 및 인도받는 것과 동시에 매매대금을 지급하라’는 동시이행관계여서 미동의자가 조합에 인도와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지 않는 한 매매대금이나 그 이자도 청구하지 못한다. 더구나 조합이 매도청구소송을 제기할 때 부동산에 처분금지가처분을 해놔 세를 놓지도 못하고, 이미 매도판결이 났다면 언제 소유권을 넘겨주고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정한 상황이 장기간 계속된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처한 미동의자에게도 잘 살펴보면 나름의 대응책은 있다. 먼저 조합이 제기한 매도청구 소송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매매대금 및 지연이자(연 15%)를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판결에 붙는 연 15%의 지연이자를 챙길 수 있다. 다만 가능한 한 빨리 집을 인도하고 집에 설정된 권리관계를 깨끗이 정리해줘야 한다.
다음으로 매도청구 판결이 확정됐어도 집행할 수 없게 할 수 있다. 즉 조합이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동안 미동의자가 소유권이전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한 뒤 상당한 기간을 정해 매매대금을 달라고 내용증명우편으로 통지했음에도 조합이 지급하지 못했다면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가능하면 수차례 그런 통지를 반복해 둘 필요가 있다. 조합이 그 후에야 매매대금을 공탁하고 확정판결에 기해 소유권이전을 하려고 해도 미동의자가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해 집행을 막을 수 있다. 결국 조합은 다시 재건축 재결의, 2개월 이상 최고(독촉) 등 매도청구절차를 반복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한다.

끝으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준용하는 집합건물법은 ‘조합이 타당한 이유 없이 재건축 결의일부터 2년 이내에 철거공사에 착수하지 않으면 매도청구를 당한 구분소유자가 위 2년이 경과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조합이 지급한 대금에 상당한 금액을 조합에 제공하고 다시 부동산을 매수할 수 있다’는 ‘환매청구권’을 규정하고 있다.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대구지법 2005가합12876 판결).

반대로 재건축조합으로선 위 미동의자의 대처법을 숙지하고 미리 적절한 조치를 해야 사업 지연 및 손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김재권 < 법무법인 효현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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