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2 부동산 대책’ 여파로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아파트의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됐다. 조합 설립 이후 아파트에서 조합원 지위 승계를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이다. 결국 조합설립 인가가 나면 해당 아파트 소유자는 준공 후 이전고시 시점까지 팔지도 못하고 투자금이 묶인다는 얘기다.

물론 경매나 공매로 취득한 것은 예외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채권 회수를 위해 경매를 넣거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세금 체납을 이유로 공매를 진행할 때 해당 물건의 낙찰자는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 가운데 이 규정의 취지를 오해해 간혹 경매사고가 발생한다. 경·공매 매물은 무조건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하다는 취지가 아니라 공신력 있는 금융회사 및 국가기관에서 경·공매를 진행했을 때에만 승계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금융회사가 아니라 개인이 채무를 변제받기 위해 경매를 진행했다면 낙찰자가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없다. 재건축 매물을 양도하면서 매수자에게 저당권을 설정해주고 매수자가 경매를 통해 낙찰받는 형식으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탈법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는 매물에 대한 매매도 가능하지만 매수자는 입주권을 취득하지 못하고 현금청산된다. 현금청산금이 매매대금보다 많다면 다행이지만 적다면 그 손실 부담은 고스란히 매수자 몫이다.
얼마 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재건축 아파트가 경매에 나왔다. 대지 지분이 큰 중층 단지라 사업성이 꽤 좋아 보였다. 관리처분계획 인가까지 마치고 조만간 이주가 예정돼 수익성도 높아 보였다. 서울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이 100%에 육박하는 게 현실임에도 이 물건은 두 번의 유찰을 거쳐 최저가가 감정가의 64%까지 떨어져 있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경매신청 채권자가 금융회사가 아니라 개인이 대여금을 받지 못해 판결을 받아 강제경매를 신청한 물건이었다. 그럼에도 여러 명이 경쟁해 거의 조합원 분양가에 육박하는 높은 금액에 낙찰됐다.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지 못하면 관리처분계획 후 감정평가 금액으로 현금청산된다. 감정평가 시점이 오래전이라 청산금이 낙찰가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았다.

낙찰자가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예외규정을 충분히 숙지한 상태에서 별도의 수익모델을 염두에 두고 응찰한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경매매물이라면 당연히 조합원 지위를 승계한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입찰이라면 안타까운 일이다. 특수물건 입찰은 다각도로 리스크를 분석한 뒤 안전하게 응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정충진 < 법무법인 열린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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