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들에게 불법인 '차일드 그루밍' 허용 여부 질문

페이스북이 이미 불법인 아동 성학대관련 사항에 대해 이용자들에게 허용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에 나섰다가 비난을 받자 서둘러 중단하는 촌극을 빚었다고 영국 언론이 5일 보도했다.

일간 더 타임스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4일 오전(현지시간) 14세 소녀에게 성적인 이미지를 요구하는 성인 남성의 '사적인 메시지'를 허용할지, 또 허용한다면 이를 누가 결정해야 할지를 묻는 설문조사 문항을 수천 명의 이용자에게 발송했다.

이 규정을 결정할 이로는 페이스북 회사 자체나 외부 전문가, 이용자 등이 제시됐다.

또 이용자들에게는 '가상 세계에서' 그런 메시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묻는 말이 이어졌다.

특히 두 번째 질문에서는 관련 내용을 허용하거나 혹은 차단한다는 등 답변 항목이 여러 개 제시됐으나 '경찰에게 신고한다'는 항목은 빠져 더 논란이 됐다.
더 타임스는 이번 설문조사가 이미 범죄행위인 웹사이트상 '차일드 그루밍'(child grooming)의 허용 여부를 묻는 것이었다며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차일드 그루밍은 폐쇄적인 상황에 놓여 있거나 정신적으로 미약한 미성년자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친밀감을 쌓은 뒤 정신적으로 종속시켜 범죄 대상자로 삼는 것을 일컫는다.

전문가들도 이번 조사가 자칫 차일드 그루밍을 용납하는 것과 같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들을 향해 소아성애자들의 차일드 그루밍이나 외설 사진이나 동영상의 공유 행위를 차단하도록 압력이 가해지는 상황인 만큼 이번 조사는 더욱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하원 내무특별위원회의 이벳 쿠퍼 위원장은 "어리석고 무책임한 설문조사"라며 "14세에게 성적인 이미지를 보내도록 하는 성인 남성들은 법을 위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끔찍한 아동 학대 및 착취를 하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쿠퍼 위원장은 또 페이스북 경영진을 향해 설문조사 자체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일자 페이스북 대변인은 설문조사를 중단했다며 "우리는 아주 초기부터 차일드 그루밍을 금지해오고 있으며 이것을 바꿀 의사도 없다"고 해명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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