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잠든 뒤 귀가한날, 왔다갔다 분주히 잘 준비하는데 자꾸만 누군가 날 보는 느낌이 든다.

식구들은 이미 다 꿈나라라 그럴리 없는데.

집 어딘가에서 누가 주시하는 듯한 알 수 없는 섬뜩한 느낌.

알고보니 그 주인공은.

둘째아이가 그려놓은 엄마 얼굴 (^-^).

그림을 집어들고 깜짝 놀랐다.

'이.럴.수.가 … 내가 언제 이렇게 예뻐졌어?'

색감도 완성도가 높아지고 특히 손가락을 다섯개 다 그려줬다는게 충격이다.

앙증맞게도 윙크까지!

깨알같이 손목시계 아이템 장착한 건 정말 센스만점.

너무 마음에 쏙 들어서 액자에 넣어 소장하고 싶을 정도였다.

당시 8살이었던 큰딸은 이미 그림 그릴때 어느정도 완성도가 있어서 그러려니하며 덤덤하게 봤는데, 늘 내 얼굴을 오징어괴물로 그려놓던 6살 딸의 업그레이드된 그림을 보자 '언제 이렇게 컸나' 싶어 감개무량 그 자체였다.

그린 자신도 마음에 들었던 걸까. 집에 온 엄마 보라고 일부러 눈에 잘 띄는 곳에 펼쳐 놓고 잠이 든 것이다.

지나고보니 둘째 육아에서는 신기한 일이 별로 없었다.

기어다니기만 하다가 첫 걸음 내딛을때도, 처음 '엄마~'하고 부를때도, 어린이집 첫 등원할 때도, 아이가 커가면서 자연히 밟는 성장기록의 일부려니 하면서 무덤덤했기 때문이다.

아이가 새로운 모습을 보일때 내 기분이 어땠었는지 기억이 잘 안날만큼 기억 저편에 묻혀 있었는데 이 그림을 보는 순간 '내가 지나치던 수많은 그 시간 속에서 큰 아이와는 또다른 성장일기를 써 나가고 있었구나' 싶어 기특하고 감동이 느껴졌다.

윙크하는 엄마얼굴은 정말 봐도봐도 사랑스러워서 자꾸만 웃음이 난다.

지나고보면 도대체 언제 이렇게 큰건가 싶을 정도로 무섭게 성장하는 아이들. 육아가 힘들게 여겨지더라도 돌아오지 않을 그 순간 모두가 소중하단 것을 다시 마음에 새기고 한 번 더 힘내서 웃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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